北 함북서 보위부에 의한 성폭행 사건 발생…인권유린 여전

계호원들, 사실 인지한 가족에 되레 회유..."3만 위안 내면 병보석 석방"

지난달 말 북한 함경북도의 한 군(郡) 보위부가 불법 국경출입으로 구속 수사 중인 여성을 성폭행하는 인권유린 사건이 벌어졌다. 더욱이 군 보위부는 해당 사건이 윗선에 알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피해 여성을 석방해주는 대가로 가족들에게 목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에 “9월 말 함북의 한 군 보위부에서 계호원(간수) 2명이 저녁 근무 때 술을 마시고 조용한 새벽 시간을 이용해 비법(불법)월경으로 구속 조사 중인 30대 초반 여성 김모 씨를 감방에서 불러내 강간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두 계호원은 처음 김 씨를 불러내 팔다리 안마를 시킨 뒤 근무용 침대에 눕혀 옷을 벗기고 성폭행을 시도했다. 당시 김 씨는 가까스로 계호원들을 뿌리치고 뛰쳐나가 군 보위부 차량이 주차된 지역에 몸을 숨겼으나 곧 다시 붙잡혔고, 결국 변을 당하고 말았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김 씨가 붙잡히고 약 1시간 뒤에 두 명의 계호원 중 한 명은 밖을 지키고 한 명은 김 씨의 입에 수건을 틀어막고 침대에 눕혀 손과 발에 수갑을 채웠다”며 “이 계호원은 김 씨를 결박한 상태에서 그를 구타하고 기절시킨 뒤 강간을 저지르고 다시 감방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성폭행을 당한 김 씨는 이튿날 오전 감방에서 의식을 잃은 채로 군 보위부에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만 현재 비법월경 죄목으로 조사를 받고 있어 병원 독방에서 감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처럼 피해 상황이 심각한데도 군 보위부는 이번 사건이 커지지 않도록 무마하려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의 경위를 알고 있는 김 씨의 가족들이 상급기관인 도 보위부에 문제를 제기하려고 하자, ‘돈을 가져오면 김 씨를 풀어주겠다’며 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해자 처벌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보다 석방을 구실로 되레 피해자 측에 목돈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소식통은 “김 씨가 입원 후에 가족면회 과정에서 다 먹은 면회밥곽(도시락)에 쪽지를 넣어 전달했는데, 그 쪽지에는 조사 기간 성폭행을 당한 사실에 대한 억울한 사연이 적혀있었다”며 “또한 도 보위부에 신고해 자신의 인권침해 실태를 폭로하고, 담당자를 바꿔 달라는 요청을 해줄 것을 가족에게 부탁하는 내용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 보위부 측은 김 씨의 가족에게 ‘사건이 심화되면 도에 올라가야 되고, 도에 가면 더 힘들 것’이라면서 ‘중국 돈 3만 위안(한화 약 490만 원)을 가져오면 김 씨를 병보석으로 처리해 석방시켜 주겠다’고 회유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현재 가족들은 김 씨가 당한 일은 억울하지만, 일단 그곳에서 나오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3만 위안을 마련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