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매체, 연일 자력자강으로 철강 증산 강조…의도는?

탈북민 "철강 증산, 군사 분야 무기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 높아"

천리마제강련합기업소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매체가 연일 자력자강을 통한 철강재의 증산을 강조하고 있다. 철강재의 증산은 곧 군수 산업의 발전과 연계돼 있는 만큼 북한 당국이 철강재 증산을 강조하는 의도에 관심이 집중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1면 ‘자립적 생산토대를 강화하여 질 좋은 철강재를 더 많이’라는 특집 기사를 통해 “금속 공업을 하루빨리 추켜세워 오늘의 정면 돌파전에서 자기들의 책임과 본분을 다할 일념을 안고 분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지난달 13일에도 ‘금속공업이 용을 써야 정면돌파전의 숨결이 높아진다’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철강재의 생산량 증대를 독려한 바 있다. 당시 신문은 한 면을 모두 할애해  “금속공업부문의 모든 일군들과 근로자들은 당이 맡겨준 철강재 생산 계획은 하늘이 무너져도 기어이 수행해야 한다는 각오를 가지고 증산 투쟁에 한 사람같이 떨쳐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군수분야에 밝은 한 탈북민은 이날 데일리NK에 “북한에서 철강재는 기본적으로 10%가 건설용으로 이용되고 90%가 무기 생산을 위한 군수 공장에 공급된다”며 “최근 북한 당국의 철강재 생산량 확대에 대한 강조는 북한 군 당국의 무기 현대화 움직임과 연관이 깊다”고 지적했다.

핵무기 실전배치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당국은 재래 무기의 현대화를 꾀하고 있고 철강 생산을 확대해 무기를 개량하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신형 대구경조정방사포 및 신형 전술 지대지 미사일을 개발하는 둥 재래식 무기를 현대화하는 무력증강을 꾀하고 있다.

한편 북한 당국이 올 들어 철강 생산의 확대를 지시하고 있고 있는 이면에는 대북제재 장기화 국면에서 당국이 총력을 다하고 있는 자력갱생으로 인한 정면돌파전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분석된다.

원료 수입없이 북한내에서 생산된 자체 원료만으로 철을 생산하는 주체철 생산 기술을 완성한 이후 철강 부문은 다른 제조업에 비해 비교적 자력생산으로 증산이 가능한 분야로 꼽힌다.

이 탈북민은 “북한은 철광석, 무연탄, 석탄 등 철강을 생산하는 원료가 풍부하게 매장돼 있고 광산과 제철 및 제강기업소간 연계가 잘 돼 있다”며 “수입 원료를 필요로 하거나 많은 전력이 요구되는다른 제조업 분야에 비해 철강 부문은 주체철 기술 완성 이후 생산이 원만하게 이뤄지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당국은 2009년 12월 함경북도 김책시에 위치한 성진제강연합기업소가 자체 기술로 주체철 제강법을 완성했다고 선전한 바 있다.

당시 김정일은 성진제강기업소를 찾아 “자체의 기술로 주체철 제강법을 완성한 것은 3차 핵실험 성공보다 더 위대한 승리”라고 치하했다.

이후 보산제철소와 황해제철소에도 주체철 공법이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설비의 노후화와 전력 부족 등으로 인해 주체철 생산 기술의 완성이 실제 철강 생산 확대로 이어지진 못했다.

때문에 현재 북한 당국이 철강을 증산하기 위해 시급하게 풀어야할 과제는 노후화된 생산 공정을 자동화하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 매체는 철강의 생산량 증가를 주문하면서 지속적으로 공정의 현대화와 과학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날 노동신문도 “올해 금속 공업부분 앞에 나선 과업은 방대하다”면서 “주체철 생산토대를 과학기술적으로 완비하는 것과 동시에 현행 생산과 능력확장공사도 다같이 밀고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철강 부문의 목표를 주체철 생산 기술의 공정 과정을 현대화할 것과 철강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한 제반 공사 등 크게 두 가지로 내세운 것이다.

그러나 철강 생산의 공정을 자동화 및 현대화하는 것은 자본의 투자가 필요해 자력갱생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탈북민은 “철강 생산의 원료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해도 투자 없이는 빠른 시간 안에 생산 공정을 현대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대외적으로 선전할 만큼의 철강 증산을 위해선 외부의 투자 및 대북제재 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