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BM 정보 유출 막아라”…김정은국방종합대학, 비밀기지로 지정

소식통 "'북극성-3형' 발사 직후 최고사령관 명령 하달...대학 근처 거주 세대 추방 위기"

2017년 김정은국방종합대학 위수구역(빨간선)과 2019년 10월 5일 내려진 최고사령관 명령 이후 확장된 위수구역(노란선). /사진=구글어스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극성-3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10월 2일) 직후 이 무기 개발에 참여한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을 비밀기지로 지정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김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SLBM 등 전략무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기밀 누설을 방지하고, 정보 비공개 엄수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지난 10월 5일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을 ‘특별위수(衛戍)구역’으로 정식 명명할 데 대한 지시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김 위원장) 명의로 하달됐다”면서 “이는 국방대학의 모든 것을 당, 국가, 군사, 국방의 최대 비밀로 준수하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국방종합대학 과학자, 연구사, 기술자들도 ‘북극성-1형’ 연구개발 사업 때부터 관련 기술 개발에 참여해왔다.

여기서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은 국방과학원 산하 교육기관으로 핵, ICBM, SLBM, 생화학무기 등 이른바 비대칭전력에 관한 교육과 인재육성은 물론 무기 개발에도 적극 가담해왔다.

때문에 학생들은 모두 군복을 착용해야 하고, 학생증과 교원(교사)신분증에는 조선인민군 제825군부대라고 기재되어 있다. 군 소속이면서, 철저히 신분을 위장하고 있다는 점이 읽혀진다.

보통 전국의 수재들을 양성하는 1고급중학교  졸업생 위주로 선발하고, 대학 4년 과정을 마치면 입당을 시키는 등 국방과학 부문 인재육성의 총본산이라고 평가되는 대학이라고 볼 수 있다.

2017년 김정은국방종합대학 본정문과 2개의 후문초소외에 초입구에 새로증설된 경비중대초소. /사진=구글어스 캡처

소식통은 “지난 2016년, 2017년에도 국방대학을 최대의 국가비밀기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원수님(김 위원장) 말씀과 방침이 내려진 바 있지만, 이번과는 성격이 좀 다르다”면서 “이번엔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하달된 것이라 무조건 집행하고 보고까지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대학 당 위원회에서는 교직원, 종업원, 학생들에게 ‘특별통제구역’으로 지정할 것이라는 지침을 전달했고, 또한 즉시 본청사, 보조청사, 강의실, 병실 등 대학 내부는 물론이고 대학 밖에도 경비초소를 증강했다고 한다.

다만 문제는 이 대학 근처에 거주하는 인원들 중 갑자기 ‘이사’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즉, 현재 이 대학과 관련 없는 세대는 졸지에 살던 곳에서 쫓겨나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대학 당 위원와 후방부 건물과에서는 대학 근처 사택지구에 거주하는 인원 중 대학과 관련되지 않은 타가족등 모든 인원을 일종의 ‘이주 대상’으로 지정했다”면서 “심지어 대학에 복무했다가 다른 곳으로 이직했거나 세대주가 사망한 세대도 이사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관계자들이 동사무소 측과 연계하여 ‘이주대상들의 집’들을 돌아다니면서 1차로 내년 봄까지 나가라고 지시하고 있다”면서 “‘최종적으로는 내년 가을까지 집을 비워야 한다’고 명령하고 있는데, 다들 할 말을 잃은 분위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주대상에 포함된 세대를 중심으로 ‘나라의 국방과학은 누구를 지키기 위한 것인가’는 탄식의 목소리가 들린다”면서 “이들은 끝까지 버티다가 지방으로 강제추방 당할까 봐 하루하루 불안해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한편,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은 원래 자강도 강계시 석현동에 위치해 있었다. 그러다 1990년대 초에 일명 김일성의 ‘유훈(遺訓)’으로 현재 위치인 평양시 용성구역 중이동에 부지를 잡고 건설을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에도 비밀기지를 구축한다는 목적으로 그 지역에 살고 있던 주민 살림집들을 강제철거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