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주민들에 ‘못판’ 정비 지시…“또 돈 들어간다” 불만 쏟아져

길이 50㎝ 넘는 판자에 10㎝ 이상의 못 촘촘히 박아야…안전원들이 세대 돌며 규격·이행 여부 살펴

/이미지=ChatGPT

북한 당국이 함경북도 국경 연선 지역 주민들에게 국경 차단물인 이른바 ‘못판’을 정비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규격에 맞는 못판을 제작하도록 하는 과제를 부과하며 안전원들을 통해 이행 여부까지 일일이 점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30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 20일 경원군 인민위원회 지시에 따라 동사무소들에서 인민반장 회의를 열고 인민반 세대별 낡은 못판 정비 과제를 전달했다”며 “이후 인민반장들이 각 세대에 판자와 못의 세부 규격을 알려주고 이에 꼭 맞게 못판을 제작하라고 포치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경원군 국경 지역의 각 인민반 세대에는 길이 50㎝가 넘는 판자에 10㎝ 이상의 못을 촘촘히 박은 못판 2개씩 만들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소식통은 “말로는 낡은 못판을 정비하라는 것이지만, 정해진 규격에 맞춰 세대마다 2개씩 내라고 하니 주민들은 사실상 새로 만들어 바치라는 지시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못판은 널판자에 여러 개의 날카로운 못을 위로 솟구치게 박아 만든 장애물이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탈북이나 밀수 등 무단으로 국경을 넘나드는 행위를 물리적으로 막겠다는 의도에서 이런 못판을 북·중 국경 연선 곳곳에 설치해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도 국경 지역 주민들은 세대별로 제시된 규격에 맞춰 못판을 만들어 바쳤다고 한다. 다만 야외에 설치된 못판이 장기간 비바람에 노출되면서 판자가 썩고 못이 녹슬거나 빠지는 등 훼손이 심해지자, 당국이 정비 책임을 또다시 주민들에게 떠넘긴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국경 지역 주민들은 상태가 양호한 못판에는 못을 다시 박고, 훼손이 심한 못판은 아예 새로이 만드는 작업에 내몰린 상태다.

특히 이번 과제에는 담당 안전원들까지 나섰다. 안전원들은 인민반을 돌면서 세대별 못판 정비 과제 이행 여부는 물론 완성된 못판의 규격 및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이 같은 검열에서 합격 판정을 받은 못판은 국경경비대에 넘겨져 국경 차단물 보강에 사용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은 못판 제작에 필요한 자재까지 각 세대가 순전히 자체 부담해야 한다는 것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소식통은 “국경을 차단하는 데 필요한 물자까지 주민 세대에 떠맡기는 일이 당연한 것처럼 반복되고 있는 것도 불만인데 못과 판자까지 알아서 마련해야 하니 주민들은 먹고 살기도 버거운데 이런 것에 또 돈이 들어간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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