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외화벌이 품목에 두꺼비 점액인 ‘섬수’(蟾酥)를 포함시키면서 국경 지역 주민들이 경쟁적으로 두꺼비 포획에 나섰지만, 최근 중국 측의 품질 기준 강화 등으로 거래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확보한 물량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2일 “신의주 등 국경 지역에서는 중국 측 주문에 따라 약초와 농산물, 건어물 등을 확보해 수출하는 외화벌이 사업이 계속되고 있다”며 “들깨, 해마, 지렁이, 사마귀, 거머리, 기름개구리 등 수십 가지 품목이 수출 대상인데, 지난해부터는 두꺼비 진액인 섬수도 주요 외화벌이 품목에 올랐다”고 전했다.
섬수는 두꺼비의 귀 뒤쪽 독샘인 이선에서 분비되는 흰색 점액성 물질을 모아 말린 약재다. 진통·지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에서는 고가의 약재 원료로 쓰인다고 한다.
소식통은 “섬수가 외화벌이 품목이 되면서 국경 지역 주민들이 눈에 보이는 두꺼비를 닥치는 대로 잡기 시작했다”며 “지난해부터 얼마나 많이 잡았는지 예전에는 흔하게 보이던 두꺼비를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 북한 국경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외화벌이 품목만 됐다 하면 씨가 마른다”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기름개구리도 외화벌이를 한다며 몇 년 동안 집중적으로 잡아 거의 자취를 감췄는데, 이번에는 두꺼비 차례”라며 “이러다 두꺼비도 씨가 마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두꺼비를 잡아 개별적으로 모은 섬수는 지역 수매상을 거쳐 신의주 등 집하지로 집결된다. 실제 신의주의 한 원천지도원은 섬수를 약 5㎏ 정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두꺼비 한 마리에서 얻을 수 있는 양이 매우 적기 때문에 이 정도 물량이면 엄청난 수의 두꺼비가 희생됐을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문제는 판로가 막혔다는 점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측에서는 선금까지 지급하며 적극적으로 섬수 확보에 나섰지만, 최근에는 가격을 대폭 낮추거나 아예 매입을 꺼리는 분위기다. 중국 내 품질 기준이 강화되고 수입 관리 방식도 달라진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중국 약재 시장에서 섬수는 품질에 따라 ㎏당 약 1만 8000위안에서 3만 2000위안 수준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거래를 위해서는 생산 이력과 품질 관리가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으며, 양식장에서 적법하게 생산됐음을 입증하는 자료와 원산지 증명 여부도 거래 조건으로 요구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은 “중국에서도 야생 두꺼비를 무단 포획하는 것이 금지돼 있어 생산 과정과 품질을 더욱 까다롭게 따지고 있다”며 “우리 것은 자연산이라는 장점은 있지만 주민들이 각자 채취하고 건조하는 방식이라 품질 편차가 크고 생산 공정도 일정하지 않다는 점이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지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에는 ㎏당 2만 위안 이상으로 책정해 거래했지만, 실제 중국에 들어간 제품이 기대한 품질에 미치지 못하면서 신뢰를 잃었다”며 “올해는 중국 쪽에서 1만 5000위안 수준이 아니면 사지 않겠다는 식으로 가격을 크게 낮춰 제시하는 바람에 지난해 기준에 맞춰 확보한 물량이 오히려 재고로 쌓여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씨를 말리도록 잡았는데 결국 제값도 못 받게 생겼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결국 현물 확보만 앞세운 결과 생태계는 훼손되고 어렵게 확보한 물량은 헐값에 거래될 처지에 놓이면서 외화벌이 사업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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