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올해 새 학기부터 고급중학교(고등학교) ‘선택과목제’를 전면 도입한 가운데, 전공반 시험에서 대거 낙제자가 발생하자 당 조직이 이를 심각한 문제로 간주하고 대대적인 검열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새 학기가 시작되고 진행된 고급중학교 전공반 시험 과정에서 상당수 학생이 실력 미달로 문제가 됐다”며 “이 실태를 보고 받은 도당 교육부는 실력 미달 학생들을 전부 탄광이나 건설장에 강제 배치하겠다며 강력하게 경고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부터 전국 고급중학교들에 전공 선택과목제를 전면 도입하고, 학기 초에 학생들의 전공 적합성을 평가하는 시험을 실시했다. 그러나 기대 이하의 성적이 나오자 당에서는 이를 ‘비정상적인 상태’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학교 검열에 착수했다.
소식통은 “도당 교육부는 학교들에 실력 미달 학생들을 걸러내고 이들을 기초 실무반으로 강등시켜 탄광이나 발전소 건설 등 인력이 부족한 곳에 내몰 것을 지시했다”며 “아무리 간부 자녀라 하더라도 실력이 검증되지 않으면 본보기로 처벌해 전 국가적인 교육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게 당의 뜻”이라고 말했다.
특히 함경북도의 경우, 영재학교인 도 제1중학교의 학생들조차 중앙에서 내려보낸 합격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도당 교육부는 학교 현장에서 당의 교육 정책이 정확히 집행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검열을 진행 중이다.
그 외 도 소재지인 청진시의 알반 학교들에서도 당의 교육 정책이 제대로 관철되고 있는지에 대한 검열이 대대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청진시 학부모들의 불만을 야기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탄광이나 건설 현장과 같은 험지에 들이밀 인력이 부족하니 당에서 학생들에게 실력 미달이라는 외피(명분)를 씌워 강제로 내몰려는 것 아니냐는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힘 있는 학부모들은 자녀가 ‘기초 실무반’으로 강등돼 험지에 배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산(家産)까지 털어가며 관련 간부들에게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에서 이번 사안을 워낙 강하게 문제 삼고 있어 뒷돈(뇌물)이 통하지 않는 분위기라 학부모들이 이리저리 눈치만 살피고 있는 형국이라고 한다.
한편, 소식통은 “실력 미달 사태의 불똥은 담당 교원들에게도 튀고 있다”며 “담당 교원들에게 연대적인 책임을 묻고 있어 교원들이 벌벌 떨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함경북도의 한 제1중학교에서는 담임교사 등이 학생의 실력을 보증했다가 시험 결과가 형편없게 나오자 ‘무능한 사상적 태업자’로 낙인찍혀 교단에서 퇴출됐는데, 이것이 연대 책임을 진 대표적 사례로 전해지며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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