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남 문덕군 농촌 새 살림집 입주자들 반응 ‘뜨뜻미지근’…왜?

건설 과정에 입주자 동원·자부담 이어져…“살림집 생겨도 ‘공짜로 받은 집’이라 생각하는 사람 드물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월 19일 평안남도 대흥군 천리성농장과 문덕군 룡림농장, 립석농장에서 살림집(주택) 입사(입주) 모임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평안남도 문덕군 룡림농장과 립석농장에 새로 지어진 농촌 살림집 입사(입주) 모임이 최근 진행된 가운데, 새 살림집에 들어가 살게 된 농장원들은 복합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에 “이번 살림집 건설은 군 농촌 건설대와 농장 청년들로 조직된 차광수돌격대가 중심이 됐지만, 농장 자체 인력도 많이 동원됐다”고 말했다.

특히 살림집 입주 예정자들의 부담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새집에 들어갈 농장원들이 기초 공사 때부터 같이 일했고, 밤에도 나와서 일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모래나 자갈, 목재 등 자재 구입 비용도 직접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목재 같은 자재는 건설지휘부에서 조달했지만, 필요한 돈은 집주인과 농장에서 부담했다”면서 “국가에서 주는 것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농촌 살림집용 세멘트(시멘트)가 배정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평안남도) 순천에 가서 1키로(kg)당 600원 정도에 사온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례는 북한 농촌 살림집 건설 정책의 특징을 보여준다. 국가 주도의 성과로 홍보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주민들의 노동과 비용 부담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노동신문에서는 나라에서 집을 지어준 것처럼 나오지만, 실제로는 거기에 사는 사람들이 힘도 쓰고 돈도 많이 댄다”면서 “이제는 살림집이 생겨도 ‘공짜로 받은 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겨울철 입주(1월 중순) 당시 기본적인 생활 시설은 갖춰져 있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난방은 화구에 불을 지피는 온돌 구조라 겨울에도 큰 문제는 없고, 전기 공사도 돼 있어 불은 켤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살림집은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벽체와 바닥 미장은 거의 다 끝났지만, 내부 마감이 덜 된 집도 있고 벽지를 못 바른 집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새 살림집이 건설되면서 농장원들의 주거 환경은 이전보다 나아진 게 사실이지만, 생활 방식이 달라졌다는 점에서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집 평수가 커지고 구조도 좋아졌다”면서도 “예전에 땅집(단층집)에서 살 때보다 텃밭이나 가축 키울 공간이 줄어서 불편하다며 땅집이 더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고, 내 집이라기보다는 합숙하는 느낌이 난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생활이 확 좋아졌다고 느끼기보다는 빨리 적응해야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며 “겉으로는 만족감을 보이지만 속으로는 그간의 고생을 떠올리며 씁쓸해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이번 문덕군 룡림농장, 립석농장 살림집 건설은 2024년 3월 기초 공사를 시작으로 진행됐으며, 당초 2025년 10월 입주가 예정돼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자재 조달과 인력 문제 등으로 실제 입주 일정이 약간 늦어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입주 대상자는 특별한 기준 없이 기존 거주자들이 중심이 됐다. 소식통은 “분조장이나 핵심 노동자 같은 우선순위는 없고, 원래 그 자리에 살던 사람들이 그대로 들어가 큰 불만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소식통은 앞서 열린 입주 행사에서 충성 맹세와 구호를 외치는 등 정치적 요소가 이전보다 강하게 부각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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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