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불법 의료한 의사 공개비판 회부됐는데, 주민들은 되레 ‘두둔’

"병원에 가도 제대로 주사 한 대 맞기 어려운데..."…주민들 '동네 의사'를 꼭 필요한 사람으로 인식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5년 5월 23일 남포시종합병원 의료진들이 의료봉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집체적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은 의사들이 개별적으로 의료 행위를 하며 돈을 버는 것을 비사회주의적 행태로 규정하고 이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이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다 보니 주민들은 의사들의 개별 진료 활동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5일 청진시 신암구역에서 한 여의사가 집에서 개별 진료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이하 여맹)이 주최한 공개비판에 회부됐다. 그러나 공개비판에 참석한 대부분의 주민이 이 여의사를 두둔하고 나서면서 비판이 흐지부지됐다고 한다.

북한 당국은 의사들의 개별 의료 행위를 비사회주의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안전원들은 수시로 의사들의 개별 활동을 감시하고 있고, 주민들에게 불법적인 의료 행위를 신고하라고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많은 주민들이 개별 의사에게 암암리에 진찰을 받고 치료도 받고 있어, 주민들이 불법 의료 행위를 신고하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북한 당국은 지난 2025년을 ‘보건 혁명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지방 대형 병원 건설과 의료 인프라 구축을 국가 과제로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평양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 대형 종합병원이 건설되고 있고, ‘지방발전 20×10 정책’과 연계해 지방에도 보건의료 시설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정책의 효과가 주민들에게 체감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당국은 의료시설 건설에 대한 성과를 선전하고 있지만, 높은 비용이나 서비스 불만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이를 이용하는 주민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주민들은 병원과 같은 의료시설보다는 개별 의사를 찾아가 진료를 받는 것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다.

소식통은 “주민들에게 개인 의사는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국가에서는 의사들의 개별 진료 활동을 금지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동네 의사와 관계를 좋게 유지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돈과 시간을 들여 멀리 있는 병원에 가도 제대로 주사 한 대 맞기 어려운데 동네 의사를 찾아가면 밤늦게 가도 주사를 맞을 수 있고 친절하게 진료를 해준다”고 덧붙였다. 개인 의사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가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소식통은 “국가에서는 의사들이 집에서 진료하는 행위를 단속하지만 주민들은 개인 의사가 없으면 아플 때 진료 받을 수 있는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의사들의 개별 진료 활동을 금지하는 것은 인민들의 실제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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