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위부 도감청 강화 직감하자 시장서 ‘대포유심’ 수요 급증

송금·금·마약 등 불법 장사하는 주민들 잇따라 체포되며 불안 심리 ↑…"정말 입 닫고 살아야겠다"

북한 강성네트워크 유심칩.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 일대에서 송금 브로커 등 불법적으로 돈벌이하는 주민들이 보위부의 도감청에 걸려 단속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주민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시장에서 암암리에 거래되는 ‘대포유심’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17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혜산시 등 양강도 국경 지역 일대에서 보위부의 전화 도청과 감청에 걸려 단속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대부분은 불법적인 송금이나 장사 거래를 전화로 처리하던 주민들”이라고 전했다.

그는 “전화로 거래 시간이나 장소를 약속하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이들이 전화로 약속했던 바로 그 시간대와 장소에 보위원들이 나타나 이들을 체포해 가는 일들이 이어지면서 주민 사회에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며 “보위부가 도감청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체감할 정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부터 말까지 보름여 기간에 혜산시에서만 10명 이상이 거래 현장에 잠복해 있던 보위원들에게 단속·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상당수는 송금·금·필로폰 거래를 업으로 하는 주민들로 파악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송금 브로커들은 돈을 전달받을 대상들에게 전화를 걸어 암어(暗語)로 대화를 나누고 거래 날짜와 시간, 장소를 약속한다. 암호화된 말로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도감청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보위원들은 어김없이 해당 날짜와 시간, 장소에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금 거래를 하는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금 거래 특성상 매일 가격을 묻는 연락이 이어지고 “몇 시에 가니 집을 비우지 말라”라는 식으로 거래 약속을 잡는 경우가 잦은데, 그때마다 보위부가 현장을 덮지는 일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처음에는 누군가의 신고가 있었기 때문일 거라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혜산시는 물론 다른 국경 지역에서도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면서 신고가 아니라 도감청 때문이라는 것을 모두가 직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불법적인 거래로 돈벌이하는 주민들은 전화기 사용을 극도로 꺼리고 있고, 주민들 속에서는 “이제는 정말 입을 닫고 살아야겠다”, “장사하려고 손전화(휴대전화)를 샀는데, 아무 소용이 없다”는 등 체념 섞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시장에서는 대포유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집전화나 휴대전화를 기본 장사 품목으로 다루는 시장 상인들 중 일부가 이런 대포유심을 은밀히 유통하고 있는데, 최근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가격이 오르고 있음에도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된 심카드를 사려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서 “특히 빙두(필로폰) 같은 위험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돈을 더 주고서라도 장마당에서 다른 사람 이름으로 된 심카드를 사서 잠깐 쓰고 다시 이를 눅은(싼) 가격에 되파는 식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보위부가 도감청을 강화해 단속에 열을 올리면 주민들은 또 이를 피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재빠르게 찾아내고, 그 과정에서 다른 불법 거래가 발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결국 단속 강도가 세질수록 또 다른 불법 장사만 활발해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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