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지역 보위기관 경계 강화 주문…“적들의 침범 사전에 제압”

조국 보위에 앞장서야 한다며 보위원 경계심 최대로 끌어올려…외부 정보 유입에 따른 체제 동요 우려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에 설치된 철조망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보위 당국이 이달 들어 국경 경계 태세를 한층 강화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보위 당국은 “적들의 침범을 사전에 제압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경계심을 최대로 끌어올릴 것을 주문했다.

18일 복수의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가보위성은 이달 초 양강도 보위국에 국경 경계 강화와 관련한 지시문을 하달했으며, 도 보위국은 도내 시·군 보위부 정치부장들을 소환해 해당 지시문에 대한 학습을 진행했다.

먼저 지시문에는 “조선민주주의 인민의 나라 국방강군 현대화를 위해 불면불후의 현지지도의 길을 걸으시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고상한 도덕적 풍모를 우리 보위일꾼들이 제일 앞장에서 따라 배워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노고를 추켜세우며 보위일꾼들이 조국 보위에 앞장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본문에는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김형직군, 혜산시, 삼지연시에 있는 일꾼들의 임무가 매우 중요하므로 각 지역 기관, 기업소, 인민반들과 사업을 잘해 국경으로 침범해 들어오려는 적들을 사전에 제압하며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준비를 잘해 나가야 한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아울러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맞은 켠에 철조망을 잘 늘어놨다고 해 안심할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믿고 국경 강화에 최선을 다해 나가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경 지역을 통해 외부 정보가 유입되거나 간첩이 침투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경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점, 국경에 설치된 차단물을 믿고 경계 태세를 느슨히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킨 셈이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지난 2020년 이후 코로나19 유입 방지를 명목으로 중국과 맞닿은 국경 지역에 대규모 장벽과 고압 전기 철조망, 초소 설치 공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후 북한 주민들의 탈북 시도는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북한이 국경 경계 강화를 주문하는 지시문에서 내부 주민들의 탈북이나 밀수 등 불법 행위 방지를 강조한 게 아니라 외부에서 북한 내부로 침입하는 ‘적’을 제압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그만큼 당국이 북한 내부로 유입되는 정보나 간첩 침투에 의한 체제 동요를 우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뿐만 아니라 지시문에는 “보위일꾼들은 언제 어디서나 조국의 안전과 인민의 행복을 지켜가는 길에서 누구보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사상으로 철저히 무장하며 조선 혁명의 수뇌부인 당중앙위원회를 보위하는 길에서 살아도, 죽어도 영광이라는 철석의 힘을 고이 간직해야 보위일꾼으로서의 사명과 본분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또 지시문의 마지막 부분에는 “모든 보위일꾼들 특히 국경을 끼고 있는 김형직군과 혜산시, 삼지연시 등에서는 외부에서 적들이 침범하지 못하게 국경 관리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우리 혁명 수뇌부인 당중앙위원회를 보위하는 길에서 그 어느 누구보다 앞장서 나가야 한다”는 등 보위일꾼들을 강하게 추동하는 내용이 다시금 실렸다.

한편, 이 같은 내용의 지시문은 평안북도 및 함경북도 국경 지역 보위기관에도 하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보위성이 국경 지역 보위 기관들에 경계 태세 강화를 주문함에 따라 국경에서 이뤄지는 밀수나 탈북 등 불법 행위는 물론, 주민들의 중국 휴대전화 이용 행위 등에 대한 검열과 감시가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