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단체들, 노동 현장 이탈자 행방 파악·복귀 사업에 ‘혈안’

직맹·농근맹 간부들, 8·3 노동자나 무단 이탈자 수소문하며 직접 찾아다녀…"이번에 유독 강도 세다"

북한 압록강변에서 사금을 채취 중인 주민. /사진=데일리NK

북한 근로단체 조직들이 연말을 맞아 노동 현장 이탈자들의 행방을 파악하고 거주지를 벗어난 경우 신속히 복귀시키는 사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말 정치행사 참여율과 출근율을 끌어올린다는 게 명목이지만, 주민들은 이를 통제와 압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18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각종 정치행사와 연말 평가가 몰려 있는 12월을 맞아 염주군, 용천군 등지의 조선직업총동맹(직맹), 조선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 등 근로단체 조직들은 노동 현장 및 거주지를 이탈한 조직원들의 행방을 파악해 복귀시키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주된 대상은 직장이나 농장 등에 이름만 걸어둔 채 출근하지 않고 있는 이른바 ‘8·3 노동자’와 허가 없이 노동 현장을 벗어난 ‘무단 이탈자’들이라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근로단체 조직 간부들이 마치 무슨 선거라도 앞둔 것처럼 노동 현장이나 거주지를 이탈한 사람의 집은 물론 가족, 친척들까지 찾아다니며 연락 가능한 방법과 현재 머무는 지역을 캐묻고 있다”며 “12월 초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하루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오게 하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간부들은 노골적인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염주군의 한 직맹 간부는 8·3노동을 하는 직맹원의 집을 여러 차례 찾아갔지만, 가족들이 행방 파악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자 “이렇게 나오면 재미없을 줄 알라”, “애도기간이 포함된 이번 주에도 출근하지 않으면 내년에는 8·3벌이를 아예 못 하게 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간부들은 이탈자들을 향해 “붙들려오기까지 하면 바로 노동단련대에 보내겠다”라는 메시지도 내고 있다. 이탈자들이 안전부에 단속돼 이송되는 사례가 발생하게 되면 관리 실패를 이유로 소속 직장과 조직의 책임자들까지 비판 또는 처벌 대상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행여나 자신에게 불똥이 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비롯된 말이다. 이에 간부들은 단속되기 전에 알아서 빠르게 복귀할 것을 재촉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간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지시를 관철하지 못했을 때 따르는 책임 문제”라며 “그러니 간부들은 자기 자리 보전을 위해서라도 더 강압적으로, 더 날카롭게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간부들이 이탈자들의 가족이나 지인들을 통해 얻은 단서를 바탕으로 이들을 직접 찾아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또 이탈자들이 많이 모여 있을 만한 곳, 예컨대 천마군, 운산군, 회창군과 같이 사금 채취에 뛰어든 주민들이 몰리는 지역이나 신의주 내 가내반(임가공 작업장) 등을 직접 찾아다니거나 사람을 보내 찾아서 데려오도록 하기도 하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탈자들을 복귀시키는 일은 12월 들어 각 근로단체 조직의 가장 중요한 사업이자 과제가 되고 있다”며 “큰 정치행사를 앞둔 시기마다 반복돼 온 일이지만, 이번에는 수준이나 강도가 유난히 세다는 주민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