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에서 학생들이 과외교사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며 악기를 배우는 ‘합숙형 음악 과외’가 각광받고 있다는 전언이다.
16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나선시 선봉구역의 한 손풍금(아코디언) 과외교사는 5명이 넘는 학생들을 자신의 집에서 재우고 먹이며 악기를 가르치고 있다.
과외비는 교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1명당 월 120~300위안에 이르고, 현금이 부족한 농촌 지역에서는 옥수수 30~40kg 등 현물을 받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숙식 비용은 별도로 책정되기 때문에 합숙 형태로 과외를 하게 되면 부모들의 금전적 부담은 더욱 커진다. 그런데도 합숙 과외를 원하는 부모들이 줄을 선다는 게 소식통의 얘기다.
북한 당국은 사교육을 ‘자본주의적 생활방식’이라며 단속하고 있지만, 자식의 진로나 발전을 위해 사교육을 택하는 부모들이 많아지면서 점차 다양한 형태로 사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부모가 자식에게 사교육, 특히 그중에서도 악기 과외를 시키는 이유는 단순히 음악적 소양을 쌓게 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북한에서는 악기 하나쯤 다룰 줄 알면 조직에서 인정을 받고, 직장이나 군(軍)에서 편한 보직을 받을 수도 있어 여러모로 유리한 게 사실이다.
소식통은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아이들은 군에서도 힘든 병종에 가지 않고, 사회 진출을 할 때도 허술한 직장에 가지 않는다”며 “어느 조직이든 악기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디서 이런 재간둥이들이 들어왔냐며 반기는 분위기”라고 했다.
나선시 선봉구역의 과외교사 집에서 합숙하며 아코디언을 배우는 학생들도 대부분 내년 군 입대를 앞둔 이들로 알려졌다.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이들이 어디서나 우대받는 것은 선전선동을 중시하는 북한 사회의 특수성에서 기인한다. 북한 당국은 체제 선전이나 사상성 고취에 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이 때문에 학교나 기업소 등 모든 조직에 예술소조나 기동예술선동대가 구성돼 있다.
특히 아코디언이나 기타 같은 악기는 휴대성이 좋아 이를 다루는 이들은 선전 활동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모내기나 가을걷이 전투, 건설장 등 대규모 인원이 동원되는 모든 현장에 아코디언 기타 연주 가능자가 포함된 예술선동대가 배치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처럼 어느 조직이든 악기를 다루는 사람을 필요로 하다 보니 북한 부모들은 아이에게 악기를 가르치기 위해 과감히 돈을 투자하고 있다.
이에 북한 내 음악 사교육 시장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그중에서도 단기간에 악기를 익힐 수 있는 합숙형 과외는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과외 형태로 전해졌다.
부모들이 비싼 돈을 투자한 만큼 과외교사들은 매달 ‘기량 발표회’와 같은 자리를 마련해 자식의 실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소식통은 “기량 발표회는 원래 예술학원 같은 교육기관이나 도(道) 예술단 같은 기관에서 하는 행사인데, 이것이 개인 과외에도 도입된 것”이라며 “사교육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단속이 이뤄진다고 해도 뇌물로 무마되는 경우가 많고 과외교사들이 간부 자식을 앞세워 단속을 피하는 일도 다반사”라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외가 더욱 성행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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