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부대 밥상 본 주민들 비난 쏟아내…보위부 뒷말 차단

"보여주기식 선전"이라며 노골적으로 비난, 제대군인 특히 격한 반응 보여…보위부 특히 시장 단속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월 24일 조선인민군 근위 서울류경수제105땅크(탱크)사단과 산하 제1땅크장갑보병연대를 시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근위서울류경수 제105탱크사단’ 시찰 보도가 나온 이후 주민들 속에서 노골적인 비난이 제기되면서 보위 기관이 단속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12일 “원수님(김 위원장)이 류경수105땅크부대를 시찰할 때 군부대 밥상에 쌀밥과 고기, 고춧가루를 푼 빨간 국물, 신선한 남새(채소), 과일이 올랐는데 이를 사진으로 본 청진시 주민들은 대부분 선전용이라면서 비난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앞서 지난달 25일 김 위원장이 근위서울류경수 제105탱크사단 직속 제1탱크장갑보병연대를 시찰하고 전차병들의 장애물 극복 및 고속돌파 훈련 훈련을 지도하는 한편, 부대 식당과 병실(兵室, 생활관) 등을 돌아보며 군인들의 생활 여건에 관심을 쏟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소식통에 따르면 보도에서 과시된 탱크부대의 군사적 위력보다 군인들의 유다른 식사 모습이 주민들에게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실제 김 위원장의 탱크부대 시찰 사진과 영상을 접한 청진시 주민 대부분은 이번 보도의 목적은 국방력과 경제력을 드러내 보이고 주민들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하려는 것이었겠지만, 이는 보여주기식 선전으로 현실과는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더 큰 실망감을 안긴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특히 그중에서도 제대군인들은 “군사 복무하면서 한 번도 저렇게 (음식이) 나온 적이 없고 생일날에도 저렇게 준 적 없다”, “제대군인들은 다 코웃음을 칠 것”, “선전 목적인 게 뻔히 보여 더 화가 난다”며 격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일부 주민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사기백단이다”, “우리가 원하는 바는 하나도 이뤄지지 않아 더 이상 감흥이 없다”,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아무것도 없다”며 노골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렇게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결국 보위부가 나섰다”며 “보위부는 한목소리로 비난하는 주민들을 모두 단속할 수는 없으니 1일 모든 기관·기업소, 단체, 인민반을 통해 이번 원수님 시찰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주민들을 무겁게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를 내렸다”고 전했다.

특히 보위부는 가장 자본주의화 되고, 많은 유언비어가 떠돌며, 말이 여기저기로 옮겨지는 시장이 문제라면서 시장 담당 보위원들이 시장 관리원들과 매대 조장들을 모아놓고 이번 탱크부대 시찰 보도와 관련해 뒷말하는 이들을 처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수남시장에서는 지난 1일 담당 보위원이 즉각적으로 직접 나서서 매대에서 서로 감시해 이번 원수님 시찰에 대해 비난하거나 소곤대는 자들이 있으면 하나도 빠짐없이 보고하라고 직접적으로 지시하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