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 전투에 ‘무작정 생산’ 내건 무산광산…결국 사고 발생

무산광산 채석장 주변으로 ‘무산광산은 우리나라의 보배입니다’라는 문구가 보인다. /사진=데일리NK

최근 함경북도 무산광산연합기업소에서 벨트 컨베이어가 끊어지는 사고로 8명의 노동자가 다치고 생산이 중단되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지난 10일 무산광산연합기업소의 한 갱에서 갑자기 벨트 콘베아(컨베이어)가 끊어지면서 노동자 8명이 다쳐 병원으로 실려 가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 일로 생산이 중단되고 현재 설비를 보수하는 중에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무산광산연합기업소는 ‘80일 전투’에 돌입하면서 무작정 생산을 내밀고 있어 현재 노동자들이 맞교대로 작업 현장에 내몰리는 등 쉴 틈 없이 일하고 있다.

컨베이어 운전공들도 12시간씩 운전실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상황이라 일하다 졸기 일쑤인데, 실제 10일 새벽에도 운전공이 깜빡 졸다가 운전 실수를 저질러 벨트가 끊어지고 이로 인해 주변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다치는 사고가 벌어졌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 일은 즉시 광산 당위원회에 보고됐으며, 광산 행정일꾼과 광산 안전부가 현장으로 달려가 다친 노동자들을 병원 구급과로 실어 보내고 곧바로 그 자리에서 사고 심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산 안전부는 특별한 설비 불량이나 결함 때문이 아니라 운전공이 현장에서 졸다가 벌어진 사고로 원인을 판단하고, 이에 따라 40대 운전공을 체포했다는 전언이다. 현재 운전공은 도 안전부 구류장에서 예심을 받고 있는 중으로, 그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는 아직 모르는 상태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광산 측은 이번 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자 조급함을 보이면서 갱장들과 노동자들, 기술자들을 더욱 다그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광산 당위원회는 빨리 생산에 들어가지 못하면 80일 전투 기간에 퇴보하는 갱, 직장이 되어버리고 8차 당대회 전 부서별, 직장별, 종업원별 총화에서 사상투쟁의 대상으로 서야 한다고 겁을 주면서 불같이 살다 불같이 죽더라도 당의 요구를 관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당 역시 무산광산의 생산 중단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중앙당으로부터 책임 추궁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무슨 일이 있어도 설비보수 기간을 최대한 빨리 앞당겨 생산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는 광산 노동자들은 “전투가 사람을 죽인다” “힘들어 못 해 먹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