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행사 중 김정일 예방 이뤄질까

오는 14∼17일 평양 6.15 민족통일대축전 기간에 남측 대표단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예방이 성사될 수 있을까.

남북 당국 대표단은 행사 기간에 6.15대축전 개막식과 민족통일대회, 사진전시회, 가극관람, 폐막식 등 민간 주요행사에 참가하는 것은 물론 당국간 별도 공동기념행사와 도합 4차례 오.만찬을 함께 한다. 남측 당국 대표단은 특히 16일 오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예방한다.

그러나 이번 행사중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남측 대표단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예방의 성사 여부다.

특히 지난 10일(현지시간) 한미 정상이 북핵 문제와 한미동맹 관계를 놓고 회담 했고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가능성에 대한 관측들도 나오고 있어 남북 양측이 고위급에서 서로의 입장을 직접 타진해야 할 필요성도 그 어느 때보다 커 보인다.

이와 함께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남북대표의 면면이 상당히 화려하다는 점도 김 위원장과 대표단간 면담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겸 국가안보회의(NSC)상임위원장이 우리측 단장이라는 점은 둘째치고 임동원 세종재단 이사장, 박재규 경남대학교 총장, 정세현 이화여대 석좌교수 등 전직 통일부 장관 3명이 대표단 고문으로 포진해 있고, 북측에서는 단장인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을 필두로 영향력 있는 대남라인이 대거 망라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12일 “당국자간 격식과 의제에 구애받지 않고 특정한 합의도출에 대한 부담없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자연스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김기남 조평통 부위원장이 단장을 맡은 것은 (북측이) 쌍방 당국 대표가 참석하는 이번 행사에 그 만큼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격이 높아진 것으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또 정부 대표단이 평양에서 민간 대표단이 묵는 호텔과는 달리 주암초대소와 흥부초대소 등 2곳에 분산돼 체류하게 되는 점도 남 눈에 띄지 않는 ‘김 위원장 예방’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고위당국자는 그러나 김 위원장 예방을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를 제기해 답을 얻을 수 있는 문제도 아니며 우리가 요청해서 될 사안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쪽이 만나자고 하면 그때 가서 다시 논의할 사안”이라면서 “통일대축전에 당국 대표단이 참가하는 단순한 구도로, (김 위원장과의) 비공식 만남이 이뤄질 시간도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행사진행 추이 등을 봐가며 남측 대표단을 전격 초청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