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간부 대상으로 “핵보유국 지위 고수·비핵화 불가” 강연회·학습

“핵보유국의 자부심으로 허리띠를 조이라”는 말에 뒤돌아 불만…일부는 제재 장기화에 대해 우려

2021년 10월 11일 평양에서 열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개막식에 참석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뒤로 원수복을 입은 김정은 사진과 ‘주체의 핵강국 미싸일(미사일) 맹주국’ 구호가 걸려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화면캡처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당 및 행정 간부들을 대상으로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 확보’, ‘비핵화 불가’를 내용으로 한 강연회와 학습을 진행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중앙당 선전선동부는 이달 초 각 도·시·군의 당 및 행정 일꾼(간부)들을 대상으로 ‘핵보유국의 지위를 철저히 행사할 데 대하여’라는 강연회를 진행함과 동시에 비핵화 협상 거부 입장을 재확인하는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언을 학습할 데 대한 지시문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번 지시에 대해 소식통은 “국제무대에서는 물론 내부적으로도 핵을 가진 당당한 정상국가라는 인식을 완전히 각인시키려는 목적”이라며 “지시가 내려진 이후로 강연회와 학습이 조직돼 10일부터 각급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1일 청진시 당과 인민위원회 간부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강연회에서는 “최고지도자의 대외 핵전략 명언을 전체 노동계급 속에 반복 침투시켜 주체의 핵보유국 지위를 대내외에 추호의 흔들림 없이 행사하도록 사상적 뼈대를 세워야 한다”는 내용이 강조됐다.

또한 강연회에서는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국가 기조를 철저히 고수해야 한다”며 “핵보유국의 노선은 적들의 그 어떤 기만적인 대화나 비핵화 협상 제안도 단호히 거부한다”는 언급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김 위원장의 명언 학습에서는 “핵은 우리 인민들의 자존심이며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사회주의 고수의 위대한 전취물”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아울러 “이제 우리는 미제와 총구를 마주 대고 군비를 논하는 등급에 올라섰다”며 “비핵화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는 사상이 시종일관 주입됐다.

그러면서 “원수님의 핵전략이 승리하는 그날까지 사상적 변질 없이 제재의 고비들을 돌파해 나가야 한다”며 내부 결속을 다지기도 했다.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화 신호를 보낸 상황에서 간부들과 주민들 사이에 북미 협상과 제재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는 것을 경계한 조치로 보인다. ‘핵 무력 강화’라는 정면돌파 노선을 다시금 명확히 하면서 비핵화 협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 내부의 사상적 동요를 차단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오랫동안 제재를 받으며 경제적인 어려움을 몸소 체감해 온 간부들은 강연회와 학습의 내용에 실망하는 기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보유국 지위를 강조할수록 외부로부터의 제재가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특히 강연회와 학습에서 “핵보유국의 자부심으로 허리띠를 조이라”는 말이 나오자, 간부들은 “핵미사일을 쏠 때마다 우리의 경제는 더욱 피폐해지고 입에 들어올 쌀알이 떨어진다”며 뒤돌아 조용히 불만을 드러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일부 당 일꾼들은 ‘핵은 국제무대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도박에 불과하며 대내적으로는 불만을 잠재우려는 사상적 방패일 뿐’이라고 토로했고, 일부 행정 일꾼들은 ‘핵보유국이 뭔지 모르겠고 당장 풍족히 먹고살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인민들이 소망하는 것은 당장 굶지 않는 것이다’라며 땅이 푹푹 꺼지도록 한숨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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