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북한 일부 지역의 학생들이 담임교사의 집에 물을 길어다 주는 일에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학급의 경우에는 이른바 ‘열성자’ 학부모들이 물장사꾼에게 돈을 주고 교사 집에 물을 대주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16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함흥시의 경우 물이 일주일 넘게 나오지 않는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학생들이 담임 교원의 집에 물을 길어다 주는 일에 동원된다”며 “실제 지난 6일에도 함흥시의 한 초급중학교(중학교) 학생 6명이 각각 두 차례씩 담임 교원의 집에 물을 길어다 줬다”고 전했다.
수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북한 지방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수원지나 우물에서 물을 긷거나 물장사꾼에게 돈을 주고 물을 사는 식으로 생활용수를 마련한다. 이런 가운데 일부 교사들은 직접 물을 구하기보다 학생들을 동원해 물을 길어오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담임 교원이 학생들에게 자기 집안일을 시키는 것은 오래전부터 흔한 일이고 오히려 시키지 않으면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라며 “일부 담임 교원들은 자기 집 나무 패는 일까지 학생들에게 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교사가 개인적으로 해야 할 집안일까지 학생들에게 떠맡기는 일이 관행처럼 이어져 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교원들 입장에서 보면 일요일에도 밀린 집안일을 하기 벅찰 정도로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으니 학생들을 동원하는 것”이라며 “특히나 물을 길어오려면 상당한 시간과 힘이 드는 만큼 학생 동원이 교원들의 생활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활용된다”고 했다.
학부모들도 교사들의 사정을 잘 알고 있어 자녀들이 교사의 집안일에 동원되더라도 문제를 제기하기보다 오히려 안쓰럽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북한 당국이 후대교육사업을 ‘애국’이라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교사들의 처우는 열악한 실정이다. 결국 교사들의 생활상 부담이 학생들의 노동이나 학부모들의 경제적 지원으로 메워지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학생들이 여러 노동에 동원되는데도 교원을 도와주는 일이라면 어쩔 수 없다고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며 “주민들 사이에서는 국가가 교원들의 생활을 제대로 보장해 주지 않는 것에 대해 ‘손가락만 빨며 학생들을 배워주라(가르치라)는 것이냐’는 비판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학급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형편이 되는 열성자 부모들이 나서 돈으로 해결해 주기도 한다. 물 같은 경우에는 물장사꾼에게 돈을 주고 교사의 집까지 물을 배달하게 해서 자녀들이 직접 물 긷기에 동원되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일부 학부모들이 교사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는 자녀 교육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다. 교사들의 생활을 도와주면 그만큼 자기 자녀에게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잘 가르쳐줄 것이라는 기대에서 필요한 것들을 챙겨준다는 얘기다.
소식통은 “교원들이 시간을 쪼개 과외를 하며 부족한 생활비를 벌기도 하지만, 과외 단속까지 강화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도움받을 곳이 없으면 생활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 일부 교원들은 학부모들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고, 학부모들이 눈치껏 알아서 교원들에게 필요한 것을 마련해 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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