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사회주의 환상 갖지 말라”…국경 지역 사상 통제 고삐

중앙당·국가정보국, 북중 교역 확대 전망 속 기강 해이·부정부패 차단 목적의 선제적 지시 내려

북한 평안북도 압록강변의 북한군 초소.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최근 국경 지역의 당 및 근로단체 조직, 보위기관 등에 규율을 강화하고 주민 대상 사상 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이라는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교역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기강 해이와 사상적 이완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모양새다.

22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2일 국경 지역의 당과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조선직업총동맹(직맹) 등 근로단체 조직에 “당의 권위를 훼손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중앙당 조직지도부의 규율 강화 지시가 내려졌다.

이번 지시에는 당의 권위를 훼손하는 말이나 행동은 단순한 말실수나 개인적 불만 표출이 아니라 엄중한 범죄행위이며, 이 같은 행위에는 정치적·법적 책임이 뒤따른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주입해 각인시키라는 요구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번 지시에는 중국식 사회주의에 대한 환상을 가지지 말라는 내용도 포함됐다는 전언이다. 북한 당국이 중국과의 경제협력 확대를 추진하면서도 주민들 사이에서 중국의 시장경제적 요소나 생활 수준을 동경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경 지역 주민들은 중국과의 관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과의 교류가 확대될 경우 중국 내부 사정이나 주민 생활상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당국 입장에서는 이런 관심이 체제 비교나 내부 동요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앞으로 중국과의 교류가 늘어날 것이라는 말이 돌면서 국경 지역 주민들 사이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국가는 이런 분위기가 사상적으로 이완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당분간 주민들의 말과 행동을 더 예민하게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경 지역의 각급 당 및 근로단체 조직들에서는 생활총화와 학습, 강연회 등을 통해 내부 기강 확립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국경 지역 보위기관에도 지난 12일 국가정보국(前 국가보위성)의 별도 지시가 내려졌다고 한다. 국가에 대한 불만을 퍼뜨리거나 국가의 권위에 도전하는 ‘불순분자’들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기관·기업소, 인민반 등을 대상으로 사상 사업을 수시로 진행하라는 지시다.

소식통은 “국가정보국 지시에는 위장한 적대분자들이 압록강을 통해 우리 지역에 접근하고 있다는 표현이 들어 있었다”며 “이런 점에 유의해 경비를 철저히 하고 혁명적 기치를 더욱 높여 적대분자들의 준동에 엄격한 규율 체계로 대처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말했다.

특히 지시에는 “적대분자들이 건네는 뇌물을 받는 자들은 일말의 희망이나 기회도 없이 목숨으로 대가를 치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라는 강한 경고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중 교역 확대에 따라 인적·물적 이동이 늘어나면 통제망이 느슨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기초해 외부 접촉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국경 지역의 사상적 이완을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단속 조치로 해석된다. 국경 통제가 느슨해진 틈을 탄 외부 정보 유입, 나아가 단속 성원들의 부정부패 행위까지 철저히 근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처럼 북한 당국은 북중 교역 확대를 경제 발전의 기회로 활용하면서도 내부 기강 해이나 사상 이완을 막기 위해 국경 지역에 대한 통제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Previous article中 휴대전화 사용자 색출에 총력…서로 감시에 불신 커져
Next article텅 빈 농촌 상점에 충격 받은 도시 학생들 “선전과 현실 간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