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고위 간부 조카, 1호 지시로 목숨 건져…형평성·공정성 논란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으로 체포된 김광혁 공군사령관 조카, 김정은 특별지시에 사형 집행 보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5년 11월 30일 “조선인민군 공군 창설 80주년 기념행사가 11월 28일 제2공군사단 59길영조영웅연대 갈마비행장에서 성대히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는 김광혁 공군사령관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불순녹화물 시청 및 유포 혐의로 사형이 선고됐던 김광혁 공군사령관의 친인척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별지시로 처형 직전 구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당·정·사법기관 내부는 물론 청년층 사이에서도 법 집행의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양시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김광혁 공군사령관의 조카가 불순녹화물을 시청·유포한 혐의로 체포된 뒤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으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최고존엄의 1호 지시가 내려지면서 목숨을 건졌다”고 전했다.

외부 문화 유입을 체제 위협 요소로 규정하고 있는 북한은 지난 2020년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해 한국 영상물 등 외부 콘텐츠 시청·유포 행위를 강하게 처벌하고 있다. 특히 다량 유포나 집단적 시청을 조직한 경우에는 무기 노동교화형 또는 사형 등 극형에 처하고 있다.

앞서 현행범으로 붙잡힌 김광혁의 조카 A씨 역시 불순녹화물을 다량 소지하고 주변 지인들까지 모아 정기적으로 시청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유포하는 데도 거리낌이 없었던 것으로 반동사상배격법에 규정된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았다.

사건이 불거진 뒤 A씨 가족들은 군 요직에 있는 김광혁을 비롯해 다른 힘 있는 친인척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북한 내부적으로 간부 비리와 특혜 문제가 예민하게 다뤄지고 있어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했고, 이에 가족들은 안달복달하고 있었다.

국가정보국(前 국가보위성) 내부에서는 A씨의 죄과가 커 최고형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했고, 실제 형 집행 시기를 조율 중이었는데, 지난달 하순 국가정보국에 “군 수뇌부에 있는 김광혁 공군사령관의 공로와 충성도에 흠이 가니 단순 호기심에 의한 시청자로 철저히 구별하라”는 김 위원장의 특별지시가 하달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소식통은 “원래대로라면 국가가 정한 법에 따라 최고형이 집행될 사안이었지만 최고존엄의 지시가 내려오면서 사형 집행이 즉각 보류되고 특별사면 형식으로 형이 감형됐다”며 “겉으로는 원수님의 관용과 배려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당·정·사법기관 내부에서는 적지 않은 논란이 일었다”고 했다.

실제로 일부 사법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기존 선고문을 다시 검토하고 새롭게 법을 적용해야 해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왔고, “고위 군 간부의 친인척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 아니냐”, “앞으로는 사건 자체보다 대상자의 배경과 연줄을 먼저 살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으로 같은 법 위반 행위라도 대상자의 신분과 배경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 사건이 일반 주민들에게는 가혹한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형평성, 공정성 논란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외부 영상물을 접했다는 이유로 강한 처벌을 받는 사례가 지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고위 간부의 친인척이 김 위원장의 지시 한 장으로 처형 직전 구제된 사실이 알려지자,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불공정한 처사라는 불만 섞인 반응이 확산하고 있다.

소식통은 “청년들 속에서는 똑같이 법을 어기고도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는다면 법 집행의 원칙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모두가 겉으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속으로는 결국 사람에 따라 법이 다르게 적용된다는 것에 공정하지 않다는 불만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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