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의 고급중학교(고등학교)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통해 은행에서 손쉽게 대출을 받아 쓰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부모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2일 “최근 함흥시 고급중학교 학생들이 부모들의 허락도 없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필요한 물건을 사거나 오락하는 데 쓰고 있다”며 “전에는 돈이 필요하면 부모에게 손을 벌렸지만 지금 은행을 통해 쉽게 돈을 빌릴 수 있으니 제멋대로 빌려 써 부모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서는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와 은행 계좌만 있으면 대출과 같은 금융서비스를 비교적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대출 서비스가 청소년들에게까지 무분별하게 허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청소년들은 최대 50만원(북한 돈)까지 3%대의 이자로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렇게 대출받은 돈으로 스마트폰 유료 게임을 결제하거나 평소 사고 싶었던 고가의 물건을 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부 부모들은 자녀의 은행 대출금과 이자를 대신 갚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당장 형편이 안 돼 돈 갚는 게 부담이 되는 부모들도 있지만, 형편이 돼 돈을 갚는다고 해도 자식들이 빚을 지는 습관을 들일까 우려하는 부모들도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고급중학교 3학년생 자식을 둔 함흥시의 한 부모는 자식이 동무들 사이에 끼지 못할까 봐 무리하게 손전화(스마트폰)을 사주고 카드도 만들어줬더니 은행에서 50만원이나 되는 돈을 빌렸다며 기막혀했다”며 “그러나 내년에 군대에 갈 자식을 생각하면 차마 안쓰러워 뭐라 할 수도 없다면서 그저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부모들은 괜히 이런(대출) 제도를 만들어서 아이들까지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게 한다며 국가의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면서 “돈의 가치를 제대로 알기도 전에 빚부터 지게 만들어 불량자로 굴러떨어지게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북한이 주민들에게 은행 이용을 적극 장려하고 휴대전화 기반 금융서비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으로 보인다. 은행 거래에 비교적 거리낌이 없고 휴대전화에도 익숙한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대출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채무 부담이 부모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정작 부모 세대는 은행을 통해 돈을 빌리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은행 거래를 하면 보위부가 거래 내역과 자금 흐름을 손금 보듯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은행 거래를 꺼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부모 세대에서는 공금융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낮아, 개인에게서 돈을 빌리는 게 이자율이 훨씬 높은데도 급하게 돈이 필요하면 은행보다 개인에게서 돈을 빌리려 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는 “결국 사정을 잘 모르는 아이들 사이에서나 은행에서 돈 빌려주는 제도가 먹혀들고 있는 것인데, 이에 부모들이 갑작스럽게 경제적인 부담을 지게 되는 것은 물론 자식 관리 문제까지 겹쳐 깊은 고심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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