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에 주둔하는 7군단 지휘부가 산하 부대들에 이달 말까지 부업지 콩 파종을 모두 마치라는 지시를 내려 군인들이 대거 농사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군인들 사이에서는 “좋은 콩은 어차피 간부들 몫”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에 “7군단 산하 부대들이 현재 근무병을 제외한 대부분의 인원을 부업밭에 내보내 콩 파종을 진행하고 있다”며 “군단 지휘부가 이달 말까지 콩 파종을 무조건 끝내라는 방침을 내려보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2000년대 초부터 군인들의 영양 개선을 명분으로 부업지를 활용한 콩 농사를 강조해 왔다. 콩으로 두부나 된장 등 단백질원과 기본 식재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부대들에서는 매년 콩 농사를 지어왔고,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콩 농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콩 농사는 단순 작업에 그치지 않는다. 부대에서 자체적으로 부업지를 확보해야 할뿐더러 종자나 부식토, 비료 등 농자재도 알아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부대는 주변 농장과 협의하거나 산에서 새 땅을 찾아 부업지를 일구고, 여력이 있는 군인들을 집으로 보내 종자를 마련하고, 부식토나 비료도 자체로 충당하고 있다”며 “군부대도 사회와 마찬가지로 자력갱생 방식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군인들이 군사 훈련에 부업 농사까지 병행하면서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모내기철 농촌 동원까지 겹쳐 군부대 부업지 콩 농사에 대한 군인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콩 농사와 농촌 동원, 훈련이 한꺼번에 돌아가고 있어 군인들 사이에서는 ‘피로가 하늘에 닿았다’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군인들은 콩 농사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강한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다. 공들여 농사를 지어도 식생활 개선은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군인들은 “좋은 콩은 다 간부들에게 가고 우리는 쭉정이만 본다”라고 불평하는가 하면, “땅에 들어간 콩 종자도 영양분을 제대로 못 받아 우리처럼 영양실조에 걸린 것 아니냐”며 비꼬는 말을 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군관 가족들이 가끔 마련해 주는 반찬을 제외하면 부대 식당에서 두부 반찬은 명절 때나 겨우 구경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힘들게 키운 콩이 다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으니 군인들이 콩 농사를 피곤한 일로 여기는 것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현재의 열악한 급식 사정이 개선되지 않는 한 부업 농사 부담에 대한 군인들의 불만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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