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일부 지역에서 돈주들이 아파트 위아래층을 한꺼번에 사들여 복층형으로 개조하는 새로운 주거 형태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한 주거 환경 개선을 넘어 불안전한 현금 자산을 비교적 안전한 부동산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혜산시에서는 일부 돈주들이 새로운 형태로 집을 꾸리고 있다”며 “중국 돈 30만 위안이 넘는 고급 아파트 위층과 아래층을 동시에 사들인 뒤 내부에 계단을 만들어 복층 구조로 개조하는 식”이라고 전했다.
주택 개조 공사는 주로 건설 경험이 풍부한 제대군인들이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명 안팎으로 구성된 제대군인 ‘노력조’가 일감을 따내는 식인데, 돈주들은 여러 노력조 중에서도 시공 경험이 많고 마무리가 꼼꼼하다고 소문난 노력조에게 공사를 맡기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같은 주택 개조 현상은 중국 주거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식 복층 주거 형태가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돈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북한 특유의 자산 보유 불안전성이 자리 잡고 있다. 자산이 많을수록 감시 대상이 되기 쉽다는 인식에 현금을 쥐고 있는 것보다 부동산과 같은 실물 자산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돈주들은 어느 한순간 걸리기만 하면 가지고 있는 돈을 몰수당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돈을 아무리 불려도 남 좋은 일만 될 수 있다고 본다”며 “그래서 예전에는 주위 시선을 의식해 일부러 검소한 척했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져 소비나 투자에 적극적”이라고 했다.
특히 고급 아파트는 향후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시 밑천을 마련할 수 있는 자산 보전 수단으로 간주되고 한다. 추방 등 중대한 처벌을 받지 않는 이상 자산 유지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돈주들이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돈주들이 복층형으로 개조한 주택의 시세는 현재 100만 위안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일부 돈주들은 다른 주택 한두 채를 추가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분산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돈주들도 이제는 가만히 있지 않고 자기 돈을 지키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돈주들 사이에서는 주택 외부에 중국산 감시카메라(CCTV)를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법기관의 갑작스러운 단속을 미리 파악해 대처하거나 문제가 될 만한 물건을 빠르게 숨기기 위한 방어용 조치로 풀이된다.
이처럼 최근 북한 내 돈주들을 중심으로 한 주택 개조 및 추가 매입, 감시카메라 설치 움직임은 갈수록 강화되는 당국의 단속과 통제에 대비한 나름의 자구책이다. 불안전한 자산 보유 환경이 부유층의 자산 관리와 주거 방식까지 변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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