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에서 생계를 위해 하루 일당을 받는 인력시장으로 향하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환율 상승과 물가 불안정으로 장마당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농촌 동원으로 장마당 통제까지 강화되자 장사 대신 노동으로 일당벌이를 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최근 안주시를 비롯한 내륙 지역에서 새벽부터 품팔이 일감을 구하려는 주민들이 모이는 이른바 ‘노력(인력)시장’ 이용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지금은 모내기를 위한 농촌 지원 인력을 우선 확보해야 하는 시기다. 이에 따라 장마당 운영 시간이 축소되고 유동 인원에 대한 단속도 강화되고 있다. 당국이 농촌 총동원을 위해 주민들의 경제활동을 일정 부분 제한하고 있는 것인데, 현실에서는 생계를 위한 비공식 인력시장 수요가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총동원은 어디까지나 지시일 뿐 빠질 사람은 다 빠지고 실제 일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실제로 장마당에서 장사하던 사람들이 요즘은 일공을 모집하는 곳에 나가 앉아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북한 내 환율 및 물가 상승과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물건을 들여올 때와 판매할 때 환율 차이로 손해를 보거나 물가 상승으로 주민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일정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장사보다 노동력으로 현금을 확보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인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다.
실제 최근에는 주민들이 새벽 5시부터 인력시장에 나가 일감을 찾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에는 목수나 미장공, 전기 수리공 같은 기술 인력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건설 현장에서의 단순 자재 운반을 비롯해 간병, 집안일, 청소 등 각종 잡일을 하는 인력 수요도 많아 인력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얘기다.
자본금이 필요한 장사보다 진입 장벽이 낮고 비교적 나이가 있어도,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일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특히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인력시장이 활성화되는 모습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원래는 기술 노력 위주였는데 지금은 단순 노력도 시간과 기간을 정해 필요에 따라 쓰는 분위기”라며 “일감을 구하지 못해도 잃을 것이 없고, 무엇이 됐든 단순 일 하나만 잡아도 대가를 받아 끼니 정도는 해결할 수 있으니 노력시장에 나서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비공식 인력시장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단속해 왔으나 그 속에서도 인력시장은 꾸준히 유지돼왔다. 이런 가운데 장사 침체가 지속되면서 주민들이 장마당 대신 인력시장으로 쏠리는 분위기고, 인력시장이 점차 생계형 경제활동의 기반이 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주민들 사이에서 몸은 힘들어도 수입이 생기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어 앞으로 노력시장을 찾는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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