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창지구 청년탄광 탄부들, 한국 영상물 시청·유포로 공개 폭로돼

단순 영상 시청을 넘어 자유 동경하고 한국 말투·옷차림 흉내 내는 등 사상적 이탈 징후도 보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5년 11월 3일 북창지구청년탄광연합기업소 일꾼(간부)들과 탄부들을 조명하며 석탄 증산을 강조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창지구청년탄광연합기업소에서 일하는 여러 명의 청년 노동자들이 한국 영상물 시청·유포로 처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28일 “북창지구청년탄광연합기업소 산하의 남덕·인포·회안청년탄광의 청년 탄부들이 지난 2월 초부터 시작된 안전부·보위부의 합동 검열에서 한국 영상물들을 시청, 유포해 온 사실이 발각돼 체포됐다”며 “이들에 대한 공개폭로모임이 지난 13일과 14일 연일 진행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청년 탄부들의 한국 영상물 시청·유포 행위는 검열원들이 손전화(스마트폰)와 기억기(SD카드)를 불시에 회수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들이 시청·유포한 한국 영상물에는 일반적인 영화나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탈북민 정착기 및 한국 여행기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숙소 지하 창고 등에서 은밀히 시청 모임을 가지면서 ‘자유’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온 것으로 드러났다.

청년들이 단순히 영상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의 자유로운 모습이나 한국인들의 옷차림, 말투, 행동에 매료돼 이를 흉내 내는 등 사상적 이탈 징후까지 보였다는 점에서 사안이 심각하게 다뤄졌다는 전언이다.

또한 청년들은 한국 사회에서 유행하는 손금, 사주팔자, 성격유형검사(MBTI)와 같은 자본주의적 미신과 심리테스트에도 빠져 서로 운세를 봐주거나 궁합을 맞춰보기도 하는 등 비사회주의적 행위를 한 것으로도 문제시됐다.

실제로 인포청년탄광의 한 소조는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을 본떠 자신들끼리 가상의 ‘맞선 놀이’를 하는 대담한 행각을 벌였는데, 이것이 반동적인 사상문화 행위로 간주돼 크게 지탄받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검열에서 수십 명의 청년 탄부들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며 “4월 13일과 14일 이틀간에 걸쳐 열린 공개폭로모임에서 이번 사건은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행위, 체제에 대한 반감을 극대화하는 행위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개폭로모임에서는 죄의 경중에 따라 분리해 처벌이 내려질 것이라는 언급이 있었다”며 “단순 시청자나 초범들은 훨씬 환경이 열악하고 사고 위험이 높은 ‘사지(死地) 탄광’으로 강제 배치되고, 영상 유포에 깊숙이 관여하거나 이미 문제시된 적 있는 재범들은 예외 없이 교화소행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공개폭로모임을 지켜본 주민 중 일부는 “낙이란 하나도 없는 갱 안의 흙더미 속에서 (한국 영상물이) 유일한 낙이 아니었을까”라며 청년들에 대해 동정과 연민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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