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교사들, 교편물 전시회 준비까지 ‘과부하’…선망 직업도 옛말

담당 교과와 관련 없는 교편물 제작까지 종용…본연 임무인 수업은 자연스럽게 뒷전으로 밀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월 30일 “자강도에서 실험기구 및 교편물 창안품 전시회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차 당대회에서 도농 간 교육 격차 해소와 교육 토대 강화를 강조한 가운데, 최근 지방의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들이 교편물 창안품 전시회 준비에 내몰리며 과중한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청진시 교육 부문에서 올해 여름방학에 교편물 창안품 전시회를 진행할 예정인데, 이와 관련해 최근 청암구역의 한 초급중학교(중학교) 학교장이 교원들에게 담당 과목과 무관한 교편물을 제출해도 된다고 지시했다”며 “교원들은 자기 교과목도 아닌 교편물을 제작해서 내라는 게 말이 되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20일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교육 당국은 새로운 교수 방법 창조를 강조하면서 학교 간 경쟁을 독려 해오고 있다. 청진시의 경우 올해 여름방학에 교편물 창안품 전시회를 개최하는데, 각급 학교들에서 관련 준비가 본격화되며 교사들이 교편물 제작 과제까지 떠안게 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각 학교에서 성과를 과시하고 실적을 올리기 위해 교사들에게 담당 교과와 관련 없는 교편물 제작까지 종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교사들은 기본 수업 준비 외에도 교편물 아이디어를 고안하고 실제 제작까지 상당한 시간을 쏟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걸그림만 있어도 되는 영어, 한문 같은 과목의 교원들에게도 다른 과목 교편물을 만들라고 하니 교원들이 신경질을 낼 수밖에 없다”며 “교수안 작성이나 출석부 정리, 자체 학습자료 준비만으로도 벅찬데 교편물 제작까지 더해지면서 본신(본연) 임무인 수업이 자연스럽게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재 양성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교원들이 수업에 집중할 여건은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단순히 교육사업 때문만이 아니라 각종 과제와 동원이 겹치면서 교원들이 숨 돌릴 틈조차 없으니 아우성을 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당국이 내세우는 ‘교육혁명’ 기조가 실제 현장에서는 실적 경쟁과 그에 따른 과제 동원으로 이어지면서 교육의 질보다 보여주기식 성과에만 치중돼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교사들 사이에서는 “학생들을 세심히 살필 시간조차 없다”, “교육을 잘하라는 것인지 행정을 잘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교사들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교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변화하고 있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과거에는 교사가 선망 직업이었지만 지금은 생계 문제에 더해 여러 가지 과제에도 시달리는 피곤한 직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실험실습실 꾸리기와 학교 지원사업에 매달려야 하는 데다 학부모들에게 의존해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에 ‘교원이라는 직업도 더 이상 좋지만은 않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월 9차 당대회에 관한 보도에서 “새 전망계획 기간 교육사업의 목표는 모든 학생들을 혁명 실천에 이바지하는 쓸모있는 인재로 알차게 키우고 도시와 농촌 간의 교육 수준 차이를 결정적으로 줄이며 나라의 전반적 교육 토대를 현대적으로 완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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