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김일성 생일 기념일인 4·15를 맞아 주민들에게 식용유를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공급 가격이 너무 비싸 주민들 사이에서 명절 공급이라는 말이 무색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15일 데일리NK 자강도 소식통은 “강계시에서 4·15를 맞아 세대당 식용유 1㎏씩 공급됐다”며 “현물이 공급된 것은 아니고 식료상점에 가서 국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기름표가 인민반을 통해 내려졌는데, 그 가격도 너무 비싸서 기름표를 내고 기름을 사는 세대가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생일 등 주요 기념일에 주민들에게 명절 공급을 내리는데, 과거에는 때에 따라 술 1병이나 달걀 10알, 식용유 1병 등 비교적 풍성한 명절 공급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식용유가 공급된다는 소식에 앞서 주민들이 큰 기대감을 보였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식용유가 공급됐으나 문제는 가격이었다.
북한이 이번에 주민들에게 식용유를 공급하면서 책정한 국정 가격은 1㎏당 북한 돈 3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현재 시장의 식용유 거래가격이 1㎏에 8만원이 넘는 점을 고려하면 국가가 공급하는 가격은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지만, 주민들에게는 이마저도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3만원이면 쌀값과 맞먹는 가격인데 쌀을 사는 게 낫지, 누가 기름을 사 먹겠냐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명절 공급이라면 사실상 공짜라는 생각에 많은 주민들이 상점에 드나들었지만, 이번에는 3만원이나 주고 사야 하느냐는 생각에 주민들이 선뜻 구매에 나서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장기화하는 경제난 속에서 주민들에게 식용유는 더 이상 필수재가 아니라 사치재로 여겨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 저소득 계층의 주민들은 평소에는 식용유를 사용하지 않고 명절이나 생일 등 특별한 날에만 식용유를 소량으로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명절 때 식용유나 사탕, 과자 같은 것이 나오면 그래도 명절 분위기가 난다고 좋아했지만 지금은 명절 공급을 받으면서도 마냥 반가워하지 못한다”며 “오히려 ‘나라가 주는 것도 결국 이렇게 비싼 물건이 됐구나’ 하는 말을 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하루벌이로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들에게는 1㎏에 3만원인 식용유를 구매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주민들은 공급받은 기름표를 팔아 번 현금으로 쌀이나 옥수수 같은 식량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현금을 주고 기름표를 사서 식료상점에서 3만원을 주고 기름을 산 뒤 이를 시장에 웃돈을 붙여 되팔았다”며 “결국 돈 있는 사람들은 이번 명절 공급을 계기로 더 많은 돈을 벌고, 없는 사람들은 기름 구매는커녕 구경도 못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