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위부가 다 알고 있다”…송금 브로커, 탈북민 가족 겁주며 돈 갈취

수령 사실 확인용 영상 겁박 수단으로 악용하기도…괜히 버티다 일 커질까 봐 울며 겨자 먹기로 돈 내줘

북한 국경 지역의 보위부 청사. /사진=데일리NK

북한 국경 지역에서 활동하는 송금 브로커들이 탈북민 가족에게 건넨 돈을 다시 빼앗는 식의 갈취 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에 “요즘 혜산시의 일부 송금 브로커들이 탈북민 가족에게 돈을 전달한 뒤 한참이 지나 다시 찾아가서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일들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며 “돈을 받았다는 사실 확인용으로 이미 전에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며 겁을 줘 돈을 뜯어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송금 브로커들은 통상 돈이 제대로 전달됐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북한 내 가족이 돈을 세는 모습이나 수령 사실을 직접 말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한다. 그런데 최근 일부 브로커들이 이런 영상을 겁박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혜산시에서는 이달 초 한 탈북민 가족이 송금 브로커를 통해 돈을 전달받은 지 약 보름이 지나 해당 브로커로부터 돈을 요구받는 일이 발생했다.

이 브로커는 돈을 건네주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보여주며 “이 영상이 보위부에 들어가면 큰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중국 돈 3000위안을 요구했는데, 탈북민 가족은 괜히 일이 커질까 두려워 브로커에게 순순히 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삼수군에서도 얼마 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다. 삼수군의 한 탈북민 가족은 지난해 말 브로커로부터 1만 위안을 전달받았으나 그로부터 몇 달이 흐른 지난달 말 브로커로부터 돈을 요구받은 것이다.

이 가족을 다시 찾은 브로커는 “보위부가 작년에 내가 돈을 전달해 준 사실을 다 알고 있더라. 지금 뇌물을 써야 무마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 가족은 극도의 불안감에 친척들에게까지 손을 벌려 돈을 마련해서 브로커에게 건넸다.

그런가 하면 일부 브로커들은 돈을 전달하자마자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일 김정숙군의 한 탈북민 가족은 브로커에게 7000위안을 전달받았고, 수령 사실 확인용 영상은 물론 음성 녹음까지 남겼다고 한다. 그러자 브로커가 곧바로 “보위부가 지금 내가 이 집에 온 걸 알고 있다. 나중에 복잡하게 불려 다니지 말고 좋게 해결하자”며 건넨 돈 전액을 갈취했다.

이 가족은 사실상 대낮 강도와 다름없는 일에 큰 충격에 빠진 상태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송금 브로커들이 ‘보위부가 다 알고 있다’, ‘지금 돈을 써야 막을 수 있다’는 등 단속에 대한 탈북민 가족들의 불안 심리를 파고들어 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탈북민 가족들은 송금 브로커들의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모르지만, 괜히 안주겠다고 버티다가 일이 커질까 봐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요즘에는 돈을 전달받은 바로 그 자리에서 속수무책으로 돈을 빼앗기는 탈북민 가족들도 적지 않다”며 “먹고살라고 보내준 돈을 다 잃게 되는 피해는 물론 언제 또다시 문제가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까지 떠안은 탈북민 가족들의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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