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 유훈 밀어내고 김정은 독자 우상화…주민들 “혼란스럽다”

"김정은주의 광풍이 불고 있다"…돈주·사경제 국가 귀속 방침까지 하달되면서 불안감 확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월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25일) 9차 당대회 폐회사를 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9차 당대회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독자 우상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을 계승하는 지도자라는 기존 틀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현 시대를 이끄는 독자적 영도자로 부각하는 선전이 확대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13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각지 기관·기업소 및 인민반들에서는 이른바 ‘김정은 사상’과 그의 영도 업적을 집중적으로 학습하는 사상교양 사업이 잇따라 진행되고 있다.

특히 9차 당대회 이후 내려온 강연자료와 학습제강에는 김일성·김정일의 교시나 유훈을 앞세우기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침과 구상을 현시대 혁명의 기준으로 제시하는 내용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강연과 학습에서는 “수령님(김일성)과 장군님(김정일)은 영생탑의 구호와 함께 당대의 역사적 상징으로만 남을 뿐이다. 현재의 모든 정책은 김정은 원수님의 지시에만 철저히 입각하라”는 점이 강조되고 있어, 일부 주민들은 이에 적지 않은 혼란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9차 당대회 이후 김정은주의 광풍이 불고 있다”며 “선대 수령들의 유훈은 뒷전으로 밀려 사라져 가고 원수님(김 위원장) 명령에 절대복종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강조되면서 주민들 속에서 큰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오랫동안 김일성·김정일 유훈을 절대적 명령으로 강조해 오더니 이제는 김 위원장의 지시만을 떠받들어야 한다는 식으로 당국의 선전 기조가 바뀌면서 주민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31일에는 돈주와 사경제 세력을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 기념일까지 국가체제 내부로 완전히 귀속시키라는 초강력 지시까지 내려지면서 주민들의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시장 활동을 일정 부분 묵인해 오던 과거의 기조에서 벗어나 국가가 개인의 시장 활동을 적극적으로 통제하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돼 주민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는 얘기다.

소식통은 “자산 계층을 ‘계급투쟁의 잔재’로 몰아붙이고 개인 자본으로 운영되던 상점과 급양망을 모조리 국가 소속으로 배속시키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돈주들을 사회주의 근로자라는 틀 안에 강제로 편입시키는 작업은 주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북한은 경제난 속에서도 돈주와 사경제 세력을 사실상 체제 유지의 한 축으로 활용해 왔지만, 9차 당대회 이후 이들을 국가가 직접 관리·흡수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급격히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당대회 이후 정치·경제적으로 국가의 통제력이 한층 강화되자 주민들 사이에서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를 그리워하는 분위기까지 포착되고 있다.

소식통은 “수령님, 장군님 시대에는 국가가 주민들의 생계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했으나 자체적으로 먹고 살 수 있도록 장사 활동을 보장해 주고, 지금처럼 무섭게 몰아붙이지는 않았다”며 “사람들은 그때도 살기가 힘들었지만, 원수님 시대는 몇 배로 더 힘들고 무섭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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