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제2차 산림복구 사업’을 내세워 전국적인 나무 심기 운동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으나 정작 현장에서는 형식적인 식수와 땔감 확보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들이 포착되는 등 사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최근 함흥시에서는 공장·기업소나 학교 할 것 없이 모든 단위에서 나무 심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며 “3월과 4월이 식수철이라는 이유로 주민들이 쉴 새 없이 동원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서는 ‘사회주의 애국림’, ‘모범산림군 칭호 쟁취 운동’ 등 산림녹화를 명목으로 한 대중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군 등 행정 단위는 물론 당 및 근로단체 조직 등 정치 단위 차원의 실적 경쟁 분위기도 일고 있다.
소식통은 “온 나라가 식수사업에 매달리다 보니 길거리에는 삽과 바께쯔(양동이)를 든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북한 매체도 식수사업을 애국심과 결부해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일 기사에서 이 같은 대중운동이 “단순히 울창한 산림을 조성하자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하여 사람들을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도 자기 살점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참된 애국자로 키우자는데 근본 목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소식통은 “수령님(김일성) 때부터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를 사랑하라는 교육을 계속 받아왔지만, 수십 년이 지나도 제대로 된 숲은 위수구역 주변에나 볼 수 있다”며 “주민들 사이에서는 ‘2차 산림복구를 하라는데 1차 산림복구는 대체 언제 있었느냐’는 비아냥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특히 현장에서는 ‘심기’보다 ‘줍기’가 우선시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산에 나무를 심으러 가는 주민들 상당수가 빈 배낭을 메고 올라가고, 내려올 때는 땔감이 될 만한 나무를 가득 채워 내려온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위에서 압박하니 겉으로는 하는 척하면서 결국 자기 몫을 챙기는 것이 여기(북한) 사람들의 오랜 생활방식”이라고 했다.
이밖에 할당량을 채우는 데 급급해 묘목을 대충 심는 등 형식적으로 사업에 임하는 관행도 되풀이되고 있다.
소식통은 “정성 들여 나무를 심으려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공급받은 묘목을 지정 구역에 대충 꽂아놓고 오는 경우가 많다”며 “열성이 오히려 말썽이 되고, 결사 관철이 자체 투쟁으로 이어진다며 서로 ‘대충 하자’는 식으로 눈치를 주는 일도 다반사”라고 전했다.
그는 “작년까지만 해도 년에 한두 번 정도 나무를 심는 수준이었지만 요즘은 매주 산을 오르내리다 보니 육체적·정신적 부담이 커 사람들이 훨씬 고달파한다”며 “대중운동에 끌려다니느라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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