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위성 → 국가정보국 개칭에 주민들 “안기부 떠올라 섬뜩”

보위부 → 정보부, 보위지도원 → 정보지도원으로 바뀌기도…여전히 체제 보위·내부 통제에 초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5년 11월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가안전보위기관창립 80돐(주년)을 맞아 전날(18일) 국가보위성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국가보위성을 ‘국가정보국’으로 개칭한 데 따라 도·시·군 보위기관의 명칭도 ‘정보부’로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정보부가 과거 한국의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를 연상시킨다면서 강한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3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국가보위성이 국가정보국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도·시·군 보위부도 정보부로, 보위원을 이르는 정식 명칭인 ‘보위지도원’도 ‘정보지도원’으로 바뀌었다.

소식통은 “그동안 보위원을 정식으로 부를 때만 ‘보위지도원 동지’라고 불렀다”며 “이제는 명칭이 바뀌어서 ‘정보지도원 동지’라고 불러야 하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보위원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많은 북한 주민은 한국 군사정권 시절 정보기관 이름이었던 안기부를 떠올리고 있다. 소식통은 “정보부라는 말 자체가 낯선 데다 그 명칭을 듣는 순간 안기부 같은 느낌이 들어 섬뜩하다는 반응이 많다”며 “여기에 ‘안기부에 잡혀가면 심한 고문을 당한다’, ‘안기부에 끌려가면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다’라는 소문이 팽배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같은 반응은 북한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주민들이 ‘안기부의 자금을 수수하고 지시를 받아 활동했다’는 명목으로 무거운 처벌을 받아온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실제 북한 당국은 그동안 한국 정보기관을 안기부로 지칭하며 ‘반공화국 모략 책동의 주범’으로 규정해 왔다. 탈북한 가족 또는 지인과 연락한 주민들을 붙잡으면 안기부와의 연계 여부부터 집중적으로 조사해 왔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여기(북한)서는 안기부라는 말만 들어도 간첩이 떠오르고, 그와 연결되면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있어 주민들에게 매우 두려운 존재로 여겨진다”며 “그런데 보위부가 안기부를 연상케 하는 정보부로 이름이 바뀌니 주민들이 공포를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단속 강화에 대한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더 옥죄려는 것 아니냐”, “원래도 감옥 같은데 더 통제하면 어떻게 살라는 거냐”라는 등 불안과 두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현재 단속 강화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 등 주요 정치행사와 맞물려 일시적으로 취해진 조치로 보인다”며 “정보지도원들의 활동에는 아직 뚜렷한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북한의 정보기관은 국가보위부, 국가안전보위부, 국가보위성 등으로 명칭이 바뀌어 왔으며, 국가보위성에서 국가정보국으로의 개칭은 약 10년 만에 이뤄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명칭 변경이 사회주의 체제의 특수성을 희석하고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하는 동시에 정보 기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황현욱 데일리NK AND센터 책임연구원은 “‘국가정보’라는 명칭은 한국과 미국 등 주요 국가 정보기관에서 널리 사용되는 표현”이라며 “북한 역시 이번 행정체계 개편을 통해 국제적 흐름에 맞춰 정상국가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명칭 변경은 본질적 기능 변화라기보다는 기존의 이미지를 완화하고 일반적인 정보기관처럼 보이게 하려는 조치”라며 “다만 실제 기능은 여전히 체제 보위와 내부 통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종원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도 지난달 31일 발행된 ‘북한 국가정보국 명칭 변경의 함의’라는 제목의 이슈브리프에서 “핵심은 정보수집 강조를 통한 정상 국가화 표방”이라며 “김정은 정권이 사회주의 정상 국가를 표방하면서 최고지도자의 보위를 강조하는 국가보위성이란 명칭이 부담스럽게 인식되고 개칭의 필요성에 따라 변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기능적 측면에서 정보수집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체제 보위, 사회 통제와 더불어 정보수집 기능을 확대해서 정상적인 정보기관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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