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황해남도 은천군에서 외부 영상을 시청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학생들이 공개비판을 받고, 이 학생들이 속한 학교까지 불이익을 당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은 30일 “지난 17일 은천군 회관에서 군내 고급중학교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영상물을 시청하다 적발된 고급중학교 학생들에 대한 공개비판 및 사상투쟁회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번에 문제시된 학생들은 고급중학교 졸업반 남학생 4명과 2학년 여학생 2명 등 총 6명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들은 남학생들의 졸업을 앞두고 한데 모여 송별회를 하던 중 한국 영상물을 시청했다”며 “그냥 그대로 끝났으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텐데, 영상물의 한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손전화(휴대전화) 배경화면으로 설정한 것이 화근이 됐다”고 말했다.
은천군의 한 안전원이 이 배경화면을 우연히 보게 되면서 학생들의 한국 영상물 시청 사실이 드러났고, 이것이 사건화돼 보위부로 이관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에 학생들은 안전부가 아니라 군 보위부 구류장에 수감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사건은 이 학생들이 속한 학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8일 해당 학교에는 ‘향후 3년간 이 학교에서 7·15 최우등상 수상자를 선발하지 않겠다’, ‘향후 3년간 이 학교에 대학 추천 뽄트(T.O)도 배정하지 않겠다’라는 당·행정적 조치가 전달됐다.
소식통은 “7·15 최우등상은 한 학교에서 매년 1~2명만 나와도 학교의 큰 성과로 평가되는 상”이라며 “수상자를 배출한 학교가 명예를 얻는 것은 물론이고 수상자에게는 중앙대학 입학 자격도 주어지기 때문에 엄청난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학 추천 뽄트까지 끊기게 되면 결국 해당 학교 졸업생들은 진로에 대한 선택지가 크게 줄 수밖에 없다”며 “특히 요즘처럼 집단탄원 분위기가 강한 상황에서는 졸업생들이 사실상 험지에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실제 이번 사건으로 비판받은 졸업반 남학생 4명은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었으나 ‘비사회주의적 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진학 기회를 잃은 상태다.
소식통은 “대학 진학을 계획했다면 집안 형편이 그래도 좋다는 것이니 돈이나 인맥을 동원할 수 있지 않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당대회 이후 사회적으로 통제 분위기가 한층 강화되고 있는 시기라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지에서는 이 학생들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따라 3~5년의 노동교화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형기를 마치고 사회로 돌아와도 농촌에 배치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게다가 이들은 평생 주변의 손가락질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 당국은 이른바 ‘새 세대’의 사상 이탈을 경계하고 단속과 처벌의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외부 문화에 대한 욕구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아무리 통제해도 한 번 한국 영상물을 보면 끊지 못하는 게 지금의 새 세대”라며 “이번 사건으로 당분간은 감시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