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자재 모으는 여맹원들…매일 두만강에서 ‘수레 행렬’ 이어져

자재 부족에 무산군 여맹원들 강바닥, 광산 인근에서 모래 긁어 모아 운반…“사람만 갈아 넣는 식” 비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무신군, 송화군, 대안구역, 판문구역에서 지방발전정책대상건설착공식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건설 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현장에서는 주민들을 동원해 부족한 자재를 메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 현장에 동원된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원들은 “자재도 없이 사람만 갈아 넣는 식”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에 “이달 초부터 무산군의 여맹원들이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건설 현장에 동원되고 있다”며 “구루마(수레)를 끌고 다니며 모래를 나르는 모습이 일상이 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무산군 여맹원들은 수레에 모래를 가득 담아 건설 현장에 바쳐야 한다. 이에 따라 매일 같이 두만강에서 이어지는 여맹원들의 수레 행렬은 하나의 진풍경을 이루고 있다. 건설 자재가 부족하다 보니 여맹원들이 동원돼 강바닥의 모래를 담아 나르고 있다는 것이다.

무산군 여맹원들은 북한 최대의 철광석 광산인 무산광산 인근에서도 모래를 담아오고 있는데, “철광석이 섞인 모래라 건물이 더 튼튼하겠다”라며 뼈 있는 농담과 비아냥을 쏟아내고 있다. 철근, 시멘트 등 주요 건설 자재는 물론 모래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광산 인근 모래까지 긁어 담아오는 상황을 꼬집어 에둘러 불만을 토로한 셈이다.

소식통은 “자재가 부족한데 노력으로 어떻게든 자재를 끌어모아 건물을 짓고 있는 것”이라며 “건설 노동자들도 이렇게 열악한 조건에서 지어진 건물이 무너지지 않고 버틴다면 그게 신기할 정도라는 말을 한다”며 말했다.

문제는 여맹원들이 매일 건설 현장으로 모래를 나르는 일에 동원되면서 생계 유지를 위한 경제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소식통은 “모래부터 날라야 장사를 마음 놓고 할 수 있다 보니 이른 아침부터 강바닥에 나가 모래를 긁는 사람이 많다”며 “읍에서 두만강까지 가는 데만 한 시간이 걸리고 거기서 다시 건설장까지 이동하면 왕복 두 시간이 넘어 장사할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고 그래서 벌이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현재 무산군에서 진행되고 있는 건설은 당 정책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이어서 동원에서 대놓고 빠질 수도 없다고 한다. 동원에 소극적으로 임하다가는 사상투쟁의 대상으로 지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여맹원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실제 여맹원들 속에서는 “인민을 위해서 지방공업공장과 병원, 봉사시설을 건설한다고 하지만 정작 인민들이 생고생한다”, “공장이 새로 지어진다 해도 그 공장이 제대로 돌아갈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내세운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매년 20개 시·군에 공장, 병원, 봉사소 등을 건설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7일 “지방변혁의 위대한 연대를 줄기차게 이어갈 드높은 기세”라는 제목으로 무산군 등 여러 지역에서 지방발전 20×10 정책 대상 건설의 착공식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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