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찾아와 사진 촬영하는 中 공안…탈북민들 불안·스트레스 호소

이달 들어 탈북민 관리 한층 강화하는 분위기…북송 두려움 안고 사는 탈북민들 정신적 고통 시달려

북중러 하산 나진 풍천 두만강 나선 함경북도
북한 함경북도 나선시 국경의 두만강역 인근 전경. /사진=데일리NK

중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이 자신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사진 촬영을 하는 공안의 움직임에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은 “최근 중국 내 탈북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파출소 경찰들이 이들의 집을 찾아 사진을 찍고 있다”며 “사전에 전화로 날짜와 시간을 약속한 뒤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탈북민들에 대한 중국 공안 당국의 감시는 이달 들어 한층 강화된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 6일 랴오닝성 선양에 거주하는 탈북민 A씨의 집에는 해당 지역 관할 파출소 경찰 3명이 찾아왔고, A씨를 사진으로 촬영해 갔다.

A씨는 “앞서 2일 파출소에서 전화가 와서 잘 지내냐고 묻더니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6일에 방문하겠다고 했다”며 “파출소 전화번호만 봐도 심장이 벌렁대는 데 직접 와서 사진을 찍겠다고 하니 죄를 지은 것처럼 불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들어서 파출소에서 방문을 요구하거나 전화가 없어 한동안 마음이 편했는데, 이번에 다시 사진을 찍어가니 심란하다”며 “우울감이 심해져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계속 나 하루 종일 울기도 한다”고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지린성 창바이에 사는 탈북민 B씨도 같은 일을 겪었다. 이달 5일 거주 지역 관할 파출소 경찰들이 집에 찾아와 사진을 촬영해 갔다는 것.

B씨는 “1월에 와서 사진을 찍어갔는데 2월에는 연락이 없어 이상하다 했더니 이번에 다시 집으로 찾아와 또 사진을 찍어갔다”며 “처음 겪는 일이 아닌데도 파출소에서 오라고 하거나 집에 방문하겠다고 하면 스트레스가 갑자기 확 올라간다”고 말했다.

중국 공안 당국의 이번 조치는 탈북민을 특정해 단속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단순 관리 강화 차원으로 보인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로 사회적 분위기가 긴장된 데다 공안 당국이 이달 각 지역 파출소에 대한 검열을 앞두고 있어 탈북민 관리 상황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관련 움직임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다만 탈북민들은 이유나 배경이 무엇이든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불안감을 더 크게 느끼고 심지어는 정신적 고통까지 호소한다. 탈북민 북송 사태가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아 ‘언젠가 나도 북송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내면 깊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평소 우울증 증세가 있던 A씨는 이번 사진 촬영 이후 상태가 악화해 중국인 가족들이 곁에서 돌보고 있으며, B씨는 주변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등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번처럼 경찰들이 직접 사진을 찍으러 오거나 파출소 방문을 요구하는 전화만 와도 탈북민들은 심리적으로 크게 동요한다”며 “A씨와 B씨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살아가는 거의 모든 탈북민이 이런데 감시·관리만 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치료라도 받을 수 있도록 해 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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