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의 한 농장에서 ‘비경지’(非耕地) 배정을 둘러싸고 농장원들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 온성군의 한 농장에서 비경지 자리를 두고 두 농장원 가정이 몸싸움을 벌이는 일이 있었다”며 “갈등이 확대되자 결국 농장 관리위원회가 농장의 비경지 배정 대상에서 두 가정을 아예 제외시키라는 지시까지 내렸다”고 전했다.
비경지는 농업용 토지 중 농사에 쓰이지 않고 있는 땅을 말한다. 비경지는 보통 논과 밭 사이의 빈 땅 등 여러 곳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데, 일반적으로 인근의 논이나 밭을 담당하는 분조가 관리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과거에는 이런 비경지가 말 그대로 유휴지로 남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묵혀 있는 경우가 많았으나 지금은 농장들이 비경지에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해주고 있어 사실상 경작지로 쓰이고 있다.
비경지에서는 주로 콩·고추·기장 등 비교적 키우기 쉬운 작물이 주로 재배된다. 대부분의 농장에서는 이런 비경지 생산물을 거둬들이고 수익화해서 각종 농장 운영 경비로 활용하고, 일부는 분조를 통해 농장원들에게 나눠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일부 농장들은 비경지를 농장원 개개인에게 배정해 알아서 경작하게 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생산물의 절반만 농장에 바치면 나머지는 농장원들이 개인 몫으로 모두 가져갈 수 있다고 한다.
농장원들은 비경지 배정을 선호하는데, 그 이유는 생산의 효율성 때문이다. 소식통은 “농장원들이 농장에 출근하면 수시로 비경지 관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수확량이 개인 뙈기밭(소토지)보다 좋은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비경지 중에서도 더 좋은 자리를 받으려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농사가 잘될수록 개인이 가져가는 몫이 늘어나니 비경지 중에서도 좋은 자리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것이다.
소식통은 “농장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비경지 면적이 보통 1000평 정도 된다”며 “장사를 할 수 없는 농장원들에게 비경지 경작은 생계와도 직결된 문제라 영농철이 다가오면 농장원들이 좋은 비경지 자리를 받으려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전했다.
이번 온성군의 한 농장에서도 결국 좋은 비경지 자리를 두고 두 농장원 가정이 다투게 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얘기다. 그러나 몸싸움이라는 심각한 상황으로 번지면서 두 가정은 비경지 배정 대상에서 제외되게 됐고, 두 가정이 탐내던 비경지 자리는 다른 농장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를 두고 소식통은 “옆집에 불이 났는데 좋아하는 격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갈등을 빚은 두 가정이 비경지 배정에서 완전히 배제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비경지 농사라도 하지 않으면 심각한 생계난에 내몰린다는 것을 농장이 모르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소식통은 “농장 관리위원회도 당장은 엄포를 놓았지만 어쩔 수 없이 문제가 된 두 가정도 결국에는 비경지를 배정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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