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식량 사정이 악화하면서 주민들의 생계형 절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최근에는 주민들의 식탁에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반찬인 김치를 훔쳐 가는 사건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 6일 밤 혜산시 연봉동에서 김치를 훔치던 40대 남성이 동네 사람들에게 붙잡혀 몰매를 맞는 일이 있었다”며 “깊은 밤도 아닌 초저녁에 도둑질하다 발각돼 망신을 당하고 몰매까지 맞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에서 김장 김치는 ‘반년 식량’이라고 불릴 만큼 주요한 먹거리다. 신선한 채소를 재배하기 어려운 겨울철 약 5~6개월간 사실상 거의 유일한 비타민 및 무기질 공급원이 되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에게는 단순히 즐겨 먹는 반찬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실제로 식량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가정들에서는 강냉이밥에 김치 하나만 놓고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경제난이 심화하면서 김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져 반찬 걱정까지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가정들이 늘어나고 있다.
소식통은 “1톤 정도는 김치를 담가야 4월까지 먹을 수 있지만, 요즘은 김장을 못하는 세대가 많아진 데다 김장을 해도 300㎏ 정도만 담그니 김치가 떨어진 집들이 많다”고 했다.
과거보다 김장 규모가 크게 줄어든 이유는 김장용 배추를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김장철이면 공장·기업소에서 소속된 직원 가정에 배추를 공급해 주거나 싼값에 팔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이 같은 배추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장·기업소가 부업지를 운영해 배추를 생산했더라도 우선 군부대로 들어가다 보니 소속 노동자들은 상대적으로 공급 대상에서 뒷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주민들은 시장에서 배추와 무 등 김장용 채소를 사서 김치를 담가야 하지만, 그마저도 형편이 어려우면 김장을 아예 포기해야 하고 김장을 하더라도 예전처럼 넉넉한 양을 할 수 없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 곳곳에서 김치 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고, 김치 도둑질에 대한 주민들의 대응도 거칠어지고 있다.
소식통은 “요즘은 김치 도둑에 대한 동정심 같은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예전에는 그래도 ‘얼마나 먹고 살기 힘들면 김치를 훔치겠냐’며 안타까워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가 먹고 사는 일이 힘들어지다 보니 김치 도둑을 대하는 민심도 각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김치를 도둑질하다 붙잡힌 40대 남성도 사람들이 집단으로 때려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맞아 만신창이가 됐다”며 “생활이 어려워지니 김치 도둑에게 그동안 쌓인 울분을 한꺼번에 쏟아낸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치를 도둑맞지 않으려 땅속 김치움이 아닌 다른 곳에 김치를 보관하는 주민들도 많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땅집(단층집)에 사는 집들은 부엌 바닥을 파서 김치 묻는 공간을 따로 만들기도 한다”며 “이렇게 보관하면 김치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사람들은 도둑맞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냐고 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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