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수도 평양의 현대식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겨울철 난방 문제로 시름을 앓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굴뚝 있는 집에 사는 지방 사람들이 부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은 “외형적으로는 현대화돼 있지만 난방 공급 불안정으로 많은 평양 사람들이 겨울에도 집안에서 추위를 그대로 견뎌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모두 부러워한다는 평양의 아파트에 살아도 지방의 굴뚝 있는 집이 부러울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 만경대구역의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난방 공급 불안정으로 이번 겨울 추위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보통 때는 하루 5~6시간 정도씩 난방이 공급되긴 했으나 주요 정치 행사 기간에는 에너지가 행사 보장에 집중되면서 아예 난방이 끊기는 일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평양의 아파트 난방은 기본적으로 화력발전소 폐열을 활용한 중앙난방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다만 발전소 설비 노후화와 낡은 송열 배관 등의 문제로 에너지 손실이 커 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주민들은 전기 히터나 전기장판, 개별 가스보일러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만성적인 전력난과 가스 수급의 어려움으로 이 역시 안정적인 대안은 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베란다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는 주민들도 있는데, 설치 비용 부담이 커 사실상 경제적 여력이 있는 부유층 중심으로만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주민들이 자구책으로 흔히 활용해 온 방식은 구멍탄(연탄)을 이용한 개량형 온돌이었다. 아파트 베란다 창밖으로 기다란 연통이 삐져나와 있는 것도 그런 이유지만 최근에는 당국이 도시 미관 관리를 중시하며 연통 설치와 가스 배출을 단속하면서 연탄 난방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전력 공급이 비교적 양호하다고 알려진 송신·송화거리, 림흥거리, 전위거리의 신축 아파트조차 전기 절약 방침에 따라 개별 전기 난방기기 사용이 제한되고 있어, 신축과 구축 아파트를 가리지 않고 난방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주민들은 고육지책으로 베란다와 창문을 단열재를 덧대거나 집안에 텐트를 치고 이불을 깔아 생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겨울나기를 하고 있고, 뜨거운 물을 페트병이나 물주머니에 담아 체온을 유지하는 고전적인 방법도 동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주민들 속에서는 “겉만 번지르르하고 실제 생활은 달라진 게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북한에서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췄다는 수도 평양에서도 겨울철 난방 문제가 지속되면서 주민들이 굴뚝 있는 지방의 주택을 부러워하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당국의 보여주기식 건설 사업이 정작 주민들의 기본적인 생활 조건 보장과는 동떨어져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