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일부 지역 청년들 사이에서 군인·보위원·안전원들이 입는 ‘개털슈바’를 돈을 주고 제작해서 입고 다니는 게 유행하고 있다.
3일 복수의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함경북도 회령시와 청진시, 양강도 혜산시 등 일부 지역에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이상 학생과 청년들이 사제 개털슈바를 입고 다니는 것이 하나의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최근 회령시와 혜산시에서는 개털슈바를 입고 다니는 청년들을 흔히 볼 수 있다고 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회령시의 한 고급중학교 한 학급에서는 남학생 15명 중 5명이 개털슈바를 입고 다닐 정도”라고 말했다. 이들 대부분은 경제력이 있는 가정의 자녀들로, 따로 돈을 들여 개털슈바를 제작해 입고 다니고 있다는 전언이다.
개털슈바는 혹한기 장시간 야외 근무에 투입되는 군인이나 군관, 보위원, 안전원들이 입는 패딩 형태의 방한복으로 북한 사회에서는 이 옷이 권력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반 군인들이 입는 개털슈바는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형태지만, 군관이나 보위원, 안전원들이 착용하는 개털슈바는 엉덩이 정도까지 내려오는 상대적으로 짧은 형태다.
현재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개털슈바는 군관, 보위원, 안전원들이 입는 것과 같은 짧은 길이의 방한복으로, 평균 제작 비용이 2500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에서 쌀 800㎏ 정도를 살 수 있는 금액으로, 생활난을 겪는 가정의 청년들은 엄두도 내기 힘든 가격이다.
이 같은 유행은 권력을 상징하는 이들의 복장을 모방하려는 심리가 청년들 사이에서 확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개털슈바는 오래전부터 주민들 사이에서 법관들이 입는 옷으로 인식돼 왔다”며 “최근 단속이 잦아지면서 개털슈바를 입은 단속원들이 더 자주 보이게 됐고, 이것이 청년들의 따라 하고 싶은 심리를 자극한 것”이라고 말했다.
개털슈바를 제작해 입고다니는 청년들이 늘면서 이들을 단속원으로 착각하고 긴장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일부 청년들은 개털슈바를 입고 단속원을 흉내 내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단속이 일상인 환경 속에서 ‘단속의 대상’이 아닌 ‘단속의 주체’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투영된 결과로도 보인다.
이런 가운데 고급중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일부 부모들이 개털슈바를 사달라고 요구하는 자녀들과 갈등을 빚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부모들은 ‘얼마 있으면 군대에 갈 텐데 돈만 낭비하는 것 아니냐’, ‘몇 달 입겠다고 그렇게 비싼 옷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고 말하지만, 자녀들은 ‘군대에 가면 언제 돌아올지 어떻게 아느냐’, ‘군대 가기 전 마지막 소원’이라며 조른다”며 “없는 형편에 마지못해 돈 들여 해 입히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안전기관은 청년들의 사제 개털슈바 착용을 비사회주의 현상으로 간주하고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개털슈바를 입는 청년들은 대체로 뒤에 힘 있는 사람을 두고 있거나 단속에 걸려도 일정 수준의 뇌물을 건네고 곧바로 되찾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단속이 되더라도 착용 현상은 계속되고 있으며, 겨울이 지날 때까지는 유행이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