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1호 행사’에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들 활동 중단하고 잠적

고강도 전파 통신 감시 체계 상시 가동 중…"지난 10년보다 최근 1년 새 잡혀간 사람 더 많다 말 나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5년 2월 11일 “신의주시 하단리와 의주군 서호리 지역에 최대 규모의 현대적인 온실농장과 남새과학연구기지가 지방진흥의 진일보를 상징하는 창조물로 일떠서게 된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전날(10일) 열린 착공식에 참석해 첫삽을 뜨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노동신문·뉴스1

2024년 여름 폭우가 휩쓸고 간 신의주 국경지대에 북한 최대 규모 온실종합농장이 들어서고, 이곳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단골 행차지’가 되면서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잦은 1호 행사로 삼엄해진 경비와 전파 감시 탓에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자취를 감춘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26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2024년 수해 이후 본격화된 신의주온실종합농장 건설과 관련해 1호 행사가 잇따르면서 신의주시에서 활동하던 중국폰 사용자들이 크게 움츠러들었다”며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고강도 전파 통신 감시 체계가 상시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화된 전파 통신 감시의 후과는 현재 확연히 체감되고 있다”며 “어느 시점부터 중국폰을 쓰던 사람들이 하나둘 보이지 않더니 지금은 아예 종적을 감췄다”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맞닿은 접경 지역이자 북중 무역의 거점인 신의주시에는 중국 휴대전화를 이용해 외부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밀무역, 송금 등으로 돈벌이하는 주민들이 다수 존재해 왔다. 이 주민들은 폐쇄된 북한 사회에서 정보 흐름의 매개체로서 기능해 오기도 했으나 잦은 1호 행사로 사실상 활동이 전면 중단됐다.

실제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신의주온실종합농장 착공식을 시작으로 8월, 9월, 10월, 11월 등 하반기에만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이곳을 찾았고, 2026년 새해 첫 공식 활동으로도 이곳을 찾을 정도로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1년 새 무려 여섯 차례의 현지지도가 이뤄질 만큼 신의주가 1호 단골 행차지가 되면서 보안과 경비는 한층 더 삼엄해졌고, 이런 분위기 속에 국경 넘어 외부와 소통하던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들은 보위부의 집중 타깃이 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중국과 연결된 통신 수단을 갖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더는 ‘힘’이 아니라 ‘위험’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1호 행사를 전후해 감시와 단속이 수시로 이뤄지면서 중국폰 사용자들이 줄줄이 보위부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10년간 잡혀간 사람보다 최근 1년 사이에 잡혀간 사람이 더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중국폰을 몰래 쓰다가 언제 어떻게 적발됐는지도 모를 정도로 걸려드니 정말 공포 그 자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1호 행사 일정은 극비에 부쳐지기 때문에 뒤를 봐주던 보위원들이 귀띔해 주기도 어려워 사전에 미리미리 조심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또 1호 보위와 직결된 사안이라 다른 때처럼 돈이나 인맥으로 빠져나갈 여지도 거의 없다는 점에서 단속에 대한 두려움은 한층 배가되고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직 단속에 걸리지 않은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들도 바짝 몸을 웅크리고 활동을 잠정 중단한 채 잠적한 상태라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돈을 이관해 주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으니 돈이 돌던 흐름도 뚝 끊겼다”며 “신의주온실종합농장 준공식이 열린 이후로도 당분간은 이런 사람들의 활동이 이전처럼 활발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현지지도 과정에서 “불모의 땅으로 불리던 이곳 섬지구가 명실공히 지방 발전과 지역 인민들의 물질 문화생활 향상을 견인해 나갈 수 있는 잠재력이 큰 황금의 섬으로 전변됐다”며 대규모 온실종합농장 건설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지만, 신의주 현지 주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1호 행사가 잦아지며 통제와 단속, 행사 보장을 위한 동원과 자금 징수까지 겹치니 주민들은 불만”이라며 “일부 주민들은 ‘국가에서 온실, 온실 하는데 그것으로 실제 우리가 덕 볼 게 얼마나 있겠느냐’며 회의적인 시선도 내비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