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새해를 맞았으나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생존의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양력설 명절에도 제대로 된 음식을 마련하지 못한 절량(絶糧)세대가 적지 않아 평성시 인민위원회가 일부 가정에 강냉이(옥수수) 5㎏을 지원했다고 전해왔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농사가 비교적 잘됐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명절을 맞아 따뜻한 밥 한 끼 대신 눈물로 하루를 보내야 했던 세대가 여전히 많다는 현실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
국제사회의 식량안보단계 분류(IPC)에 따르면, 5세 미만 아동의 급성 영양실조율이 10~15%에 달하고 사람들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미래의 생계 수단을 처분하는 상태는 3단계 ‘위기’ 단계로 분류된다. 이 기준에 비춰볼 때 북한은 구조적 위기 국면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은 왜 식량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불안정한 농업 생산성, 자재 부족, 유통 구조의 문제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주민 1인당 곡물 소비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 역시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한국의 경우 주민 1인당 연간 전체 양곡 소비량은 2024년 기준 약 64.4㎏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지속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인당 쌀 소비량만 봐도 2024년 기준 약 55.8㎏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공식적인 양곡 소비량 통계가 없지만, 북한 주민의 하루 평균 섭취 곡물량을 580g으로 볼 때 1인당 연간 전체 양곡 소비량은 211.7㎏으로, 한국의 약 3.3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주민들의 곡물 소비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고기와 달걀 등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2024년 기준 1인당 연간 육류(돼지고기·소고기·닭고기) 소비량은 60.7㎏으로, 쌀 소비량을 넘어섰다.
북한 주민들의 육류소비량은 어느 정도일까. 지역과 소득 수준에 따른 격차가 커 정확한 평균을 산출하기는 어렵지만, 북한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과거 최고 생산 연도인 1979년 육류 생산량은 약 28만 7000톤으로, 이를 북한의 인구수 2000만 명으로 계산하면 주민 1인당 육류 소비량이 14.3㎏ 정도로 산출된다. 이는 현재 한국의 1인당 육류 소비량의 약 23% 수준이다.
북한 주민들을 식량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축산업의 실질적인 성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북한의 축산업은 만성적인 사료 부족, 열악한 사육 시설, 질병으로 인한 높은 폐사율 등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같은 전염성 질병은 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정적 투자와 함께 기술 협력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차단 방역, 위생 관리, 백신과 진단 체계 구축에 선제적 투자가 이뤄져야 폐사율을 낮추고 축산 생산 기반을 회복할 수 있다.
2026년을 맞아 북한 노동당이 주민 생활 향상과 농업·축산 병행 발전을 강조하고 있다면, 이제는 구호에 그치지 말고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축산업의 실질적 성장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주민들의 식탁을 바꾸는 변화 없이 식량 위기 탈출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