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아지는 고리대업자와 채무자 간 갈등에 골치 아픈 안전부

경제난에 고리대 활개 치고 꾼 돈 못 갚는 주민은 많아져…끝내 안전부가 개입하지만 "알아서 해결하라"

북한 평안남도 순천의 한 살림집 앞에 연탄이 깔려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주민들의 경제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리대가 점점 활개를 치고, 이 속에서 고리대업자와 채무자 간 싸움이 빈번하게 일어나 안전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돈 많은 주민들의 고리대 현상은 점점 만연하고 경제적으로 고립된 주민들은 빚을 물지 못해 다툼이 벌어지는 일이 최근 부쩍 늘었다”며 “종당에는 안전부까지 개입하게 되다 보니 안전부도 이래저래 골치 아파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평성시에서는 고리대업자와 그에게서 돈을 빌린 주민 간에 갈등이 빚어져 고리대업자가 안전부에 끌려가기까지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달리기 장사를 하는 채무자 A씨는 지난해 10월 고리대업자 B씨에게서 20%의 이자를 주기로 하고 큰돈을 빌렸다. A씨는 이후 다른 지역으로 몇 차례 장사에 나섰지만, 노잣돈이 너무 많이 들다 보니 남는 돈이 얼마 되지 않았다.

원금과 이자를 갚으려면 몇 번 더 장사에 나서야 했으나 연말 특별경비 기간으로 나서지 못하고 거기에 날씨까지 추워지면서 차량에도 문제가 생겨 움직이지 못하면서 A씨는 오히려 돈을 까먹는 신세가 됐다. 거기에 월동용 탄까지 사고 나니 사실상 빌린 돈이 거덜 나게 됐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1월 초 원금은 물론 이자도 갚을 수 없는 처지가 된 A씨에게 고리대업자 B씨가 찾아왔다. 약속한 기간 내에 원금도 이자도 갚지 않은 A씨에게 화가 난 B씨는 돈을 내놓으라고 소리쳤으나 A씨는 당장 형편이 어려워 줄 수가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에 잔뜩 화가 난 B씨는 며칠 후 집에 있는 물건이라도 가져가겠다며 A씨의 집에 달려들어 월동용 탄에 더해 부엌에 있던 그릇과 알루미늄 솥까지 모조리 걷어 갔다.

이 장면을 목격한 이웃 주민들은 “원래 천성이 법 없이도 살 사람인데 오죽하면 이 정도가 됐겠느냐”, “밥가마까지 걷어 가면 어떻게 먹고 살라는 것이냐”며 A씨를 동정했고, 이내 안전부에 신고했다.

신고로 출동한 분주소 안전원들과 담당 안전원은 전후 사정을 듣고 일단 싸움을 일단락시켰고, 당장은 개인 집의 물건을 제멋대로 가져간 게 문제라며 B씨를 안전부로 호송했다.

돈을 꿔주고 한 푼도 못 받은 데다 법적 처벌까지 받게 될 상황에 놓이게 된 B씨는 잘못했다는 반성문을 쓰고 안전원들에게 뇌물까지 바쳐 결국 풀려났다.

소식통은 “이런 사건들은 지금 많은 주민들 속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고리대업자들은 돈을 꿔주고 못 받게 되면 집까지 내놓으라고 호통치는 형편이며 일부 주민들은 할 수 없이 집을 팔아 다른 작은 집으로 옮기고 돈을 물어주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꾼 돈을 갚지 않은 것이 갈등의 원인이지만 골이 아픈 안전부는 그건 개인 간의 문제이니 알아서 해결하라는 입장이고, 고리대업자들이 개인 집들에 달려들어 물건을 앗아 가고 집까지 팔게 하는 것은 명백한 비사회주의 행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단련대에 해당하는 법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