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최고지도자 암살 시도를 다룬 영화 ‘대결의 낮과 밤’을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한 가운데, 영화를 본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기성세대는 감정을 이입해 적개심과 분노를 드러낸 반면, 청년들은 이를 단순한 흥미 거리로 소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22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새로 나온 영화 ‘대결의 낮과 밤’이 주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며 “다만 영화에 대한 반응은 세대별로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영화는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됐을 뿐 아니라 DVD나 USB 등 저장장치를 통해서도 빠르게 확산해 ‘이 영화를 안 본 사람이 없을 정도’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성세대 사이에서는 이 영화를 계기로 과거 북한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룡천역 폭발 사건이 다시금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나이 든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한때 사회를 들썩이게 했던 룡천역 폭발 사건을 언급하며 분노와 적개심이 치솟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당시 피해가 워낙 컸던 데다가 내부에 잠입한 간첩에 의해 사고가 일어났다는 소문이 여태껏 사실처럼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잊혀가던 사건이 이번 영화를 계기로 다시 상기된 것”이라며 “나이 든 사람들 중에는 영화의 주인공인 리태일을 향해 ‘죽여도 시원치 않을 놈’, ‘성공도 하지 못할 것을 사람들만 희생시켰다’라며 욕설 섞인 거친 말을 내뱉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했다.
반면 청년층은 “너 혹시 간첩이냐?”, “바른대로 말해”, “너 곁에 나 있소” 등 영화 속 대사를 농담 식으로 주고받으며 영화를 가벼운 흥미 거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실제 소식통은 “청년층은 나이 든 사람들과 영화를 보는 관점이 확연히 다르다”며 “청년들은 그저 배우들의 연기를 평가하거나 영화 속 특이한 대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대결의 낮과 밤’이라는 영화를 통해 체제 위협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이를 내부 결속에 활용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년들은 북한 당국이 영화에 심어 놓은 정치적 메시지나 사상적 교훈 등을 읽어내려 하기보다 단순 흥미 위주의 오락물로만 여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 일각에서는 그만큼 청년층의 사상적 긴장이 느슨해져 있다는 뜻이 아니겠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우리나라(북한)에서 영화는 체제 선전을 목적으로 제작되는 것이고, 그것을 모르지 않는 대부분의 청년은 영화가 담고 있는 속뜻에 크게 관심 갖지 않는다”며 “국가에서는 청년들이 사상적으로 무장되는 것을 원하겠지만 청년들은 그저 재미 요소에만 집중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반응에서 보듯이 영화는 청년들에게 더 이상 선전물로서 효과가 없다”며 “오히려 최근에 진행한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80주년 ‘1호 행사’ 같은 것이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충성심을 높이는 데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