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더러우면 벌금” 단속 강화에 세차 수요 급증…비공식 세차업도↑

차량 증가·외관 단속에 벌금 부담 커지며 세차 수요 확대…허가 없는 영리활동이라 단속 우려도

지난 2018년 진행된 남북정상회담 카퍼레이드를 위해 안전원들이 교통통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최근 북한에서 차량 운행이 눈에 띄게 많아지면서 세차로 돈을 버는 개인 사업자도 증가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외관이 깨끗하지 않은 차량을 단속해 벌금을 물리기 때문에 세차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전언이다. 

2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최근 함흥시에서 경제력이 있는 일부 돈주들이 차량 청소(세차)로 돈을 벌고 있다”며 “차량 수 자체가 늘어난 데다 외관이 더러운 차량이 시내를 돌아다닐 수 없게 규정돼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차량 청소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도로교통 관련 규정을 통해 평양을 비롯한 지방 대도시에서 외관이 지저분한 차량의 도시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 

장거리 운행 후 목적지에 도착할 경우에도 깨끗하게 세차한 뒤 시내에 들어와야 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벌금이 부과된다.

벌금액이 북한 돈으로 수십만 원에 달하는데다 단속에 걸리면 조서 작성 등 번거로운 절차까지 뒤따라 운전자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미리 세차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에서 차량 운행이 급격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세차 시설이 충분하지 않아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주민들이 개인 차량을 청소해주고 비용을 받는 비공식 세차 서비스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 개인 세차업자들은 부지를 임대하거나 매입한 뒤, 세차 일을 할 수 있는 주민들을 아르바이트 형태로 고용해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차량 운행이 많은 함흥시의 경우 최근 세차업에 나선 주민이 적지 않은데, 대부분 시내 중심에서 다소 떨어진 외곽에 작업장을 마련한 뒤 은밀하게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세차업을 시작한 사업자들이 시내 외곽에서 은밀하게 영업을 하는 이유는 국가의 허가를 받지 않은 개인 영리 활동은 ‘비사회주의 행위’로 분류돼 단속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차량 세척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수를 처리할 수 있는 장소를 확보하려다 보니 세차장 사업자들이 자연스럽게 도시 외곽을 사업장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한편, 북한에서 이 같은 세차업의 확산은 일부 취약계층의 주민들에게 일정한 소득원이 되고 있다.

소식통은 “차량 청소로 수입을 얻는 돈주들은 청소한 차량 수와 상관없이 하루 중국 돈 7위안(한화 약 1470원)에서 10위안(약 2100원)을 주고 일할 사람들을 모집한다”며 “이 정도면 쌀 1㎏ 이상을 살 수 있는 금액으로, 장마당에서 하루 벌이를 하는 것보다 낫기 때문에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 사이에서 선호가 높다”고 전했다.

함흥시에서 승용차 한 대를 청소하는 데 드는 비용은 최소 중국 돈 20위안(약 4200원) 수준인데, 차량 크기와 오염 정도에 따라 많게는 60위안(약 1만2600원)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가끔 하루 종일 차량 청소가 한 대도 들어오지 않는 날도 있지만 보통은 하루에 운전자 두 명 정도가 차 청소를 맡기러 온다”며 “이 때문에 업자들은 일정한 수입을 얻을 수 있고, 일을 맡은 주민들에게도 생계를 잇는데 도움이 되는 일자리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북한이 국가 주도의 밀수를 통해 차량 수입을 확대하고 지난해에는 개인의 차량 소유까지 허용하면서 차량과 관련된 비공식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다. 

이를 통해 돈주들은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를 얻어 자본을 축적하고 취약계층의 주민들은 일용직 노동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당국이 최근 확산되고 있는 개인 세차업에 대해 조만간 경고성 단속을 시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소식통은 “지금 차량 세차 사업이 확산되고 있는 단계라 안전원들이 불시에 현장을 들이치는 방식으로 단속할 수 있다”며 “차량 청소 사업을 시작한 업자들의 돈벌이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