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차 당대회 앞두고 외화벌이 독촉 심해지자 ‘광물’ 헐값 밀매 늘었다

당국의 외화벌이 실적 압박 계속되자 동정광 국제시세의 절반 이하로 중국에 팔아 넘겨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1년 11월 26일 혜산청년광산, 위연목제품공장에 파견된 3대혁명 소조원들이 기술혁신과제수행에 박차를 가해 생산토대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이바지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혜산청년광산에 파견된 3대혁명 소조원들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9차 당대회를 앞두고 각 기관별 외화벌이 실적을 강조하자 광업기업소들의 대중(對中) 광물 밀수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외화를 마련하기 위해 광물을 헐값에 팔고 있다는 전언이다. 

30일 양강도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최근 동(구리) 정광 밀수가 증가했다”며 “국가에서 연말 외화벌이를 강조하니 어떻게 해서든 중국에 팔아 넘기려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일 도당 토요간부 학습반 회의에서는 각 기관·기업소의 외화벌이 과업의 중요성이 수차례 강조됐다. 

외화벌이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기업소 운영을 정상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생활 보장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는 명목이다. 

하지만 기업소 간부들은 국가가 외화벌이를 강조하는 이유가 국가에 헌납해야 하는 계획분을 초과 달성하는 것과 관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소식통은 “국가에 외화를 목표대로 헌납하라는 것이 외화벌이를 강조하는 목적”이라며 “외화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면 간부들의 정치적 태도까지 문제 삼기 때문에 간부들이 어떻게든 외화를 마련하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외화 마련에 대한 당국의 압박이 계속되자 기업소 간부들은 생산품 밀수출에 매달리고 있다. 

문제는 대북제재에 해당하는 광물 수출도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혜산에서는 동 정광을 헐값으로 중국에 팔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소식통은 “혜산의 한 광산에서는 동을 캐서 중국에 파는데, 중국 대방(무역업자)이 정광에 불순물이 많이 섞여 있다고 불만을 제기하면 값을 깎아서라도 어떻게든 팔아 넘기려 한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현재 북한이 중국에 밀수로 넘기고 있는 동 정광은 국제 시세의 5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보통 동 정광 1톤의 가격은 약 2만 6000위안(한화 약 549만 원)에 달하는데, 최근 혜산의 한 광산은 통상 가격의 1/3 수준인 8000위안(한화 약 169만 원)에 물건을 중국에 넘겼다.   

이 같은 사실이 광산 노동자들에게 알려지자 “우리가 어렵게 생산한 동 정광을 이렇게 헐값에 처분해도 되는 것이냐”, “나라의 재산을 간부들이 이렇게 제 값도 못 받고 처분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야”는 등의 비판이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당국이 기업소별 외화 실적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간부들도 어쩔 수 없이 광물을 헐값에 팔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제 값도 못 받고 헐값에 물건을 팔아 넘기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국가가 계속 외화벌이를 압박하니 손해인 것을 알면서도 광물 밀수출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