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데꼬 ‘소탕전’이 부른 역효과… 달러·위안 거래 더 깊은 음지로

시장 환전상은 사라졌지만 도매상 중심 ‘비공개 외화 거래망’ 굳어져

지난해 북한 당국이 하달한 개인 환전 금지와 관련된 정치사업자료 《모두 다 높은 공민적 자각을 가지고 환율안정사업에 적극적으로 떨쳐나설데 대하여》의 표지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지난해 4월 개인 환전을 ‘반사회주의 범죄’로 규정한 포고문을 내걸고 돈데꼬(환전상) 소탕전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개인 환전상에 대한 강력한 통제가 계속되면서 외화 거래가 오히려 더 음지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복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들어 북한 당국은 시장관리소와 안전부를 중심으로 개인 환전상에 대한 단속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렇게 개인 환전상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지속하면서 시장 주변에서 환전을 해주던 돈데꼬들이 자취를 감춘 상태다. 

그러나 소식통은 “돈데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시장 같은 공개적인 장소에 나오지 않는 것일 뿐”이라며 “개인 집에서 환전을 하는 등 환전이 필요한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몰래 거래를 한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부터 개인 환전을 국가의 통일적 화폐관리와 금융질서를 해치는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개인 환전상들을 잡아들이고 있다. 

또한 은행이나 공식 환전소를 통한 환전 이외의 외환 거래를 모두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개인 환전상에 대한 체포와 추방, 처벌이 계속되었고 이로 인해 외화 거래 시장도 바짝 얼어붙은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돈데꼬’ 때리기 지속하는 北…한 달 새 5명 가족과 추방

이렇게 당국이 개인 간의 환전을 철저히 통제하면서 오히려 환율이 치솟고 외환 거래가 음지화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실제로 계속된 단속과 통제로 국가가 돈데꼬들을 거의 쓸어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환전을 원하는 수요는 계속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환전을 해주거나 도매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환전상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전했다. 

즉, 과거에는 개인 환전상들도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 규모에 따라 활동 영역이 나뉘어졌고, 비교적 소규모의 외화를 움직이는 돈데꼬들은 시장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했지만 돈데꼬 단속이 강화되면서 큰 규모의 외화를 보유한 도매장사꾼들이 소규모 돈데꼬들의 역할을 흡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푼돈을 환전해주는 시장 돈데꼬들은 사라지고, 대량의 외화를 움직이는 큰손 돈데꼬들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강력한 외환 거래 통제로 요동치던 북한 환율이 음지화된 외환 거래 구조가 굳어지면서 큰 등락 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소식통은 “돈데꼬들에 대한 단속과 개인 외환 거래를 금지하는 정치학습 등이 한창 이어질 때 돈대(환율)이 요동쳤지만 최근에는 단속이 계속돼도 과거처럼 오르락내리락 하지 않는다”며 “사람들이 국가의 단속을 피해 외화를 거래하는 구조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돈데꼬를 소탕하려던 조치는 결국 단속을 피하면서도 안전하게 돈거래를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냈다”며 “길거리 돈데꼬들은 사라졌지만 외화 거래는 더 깊숙한 구조 속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