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도장까지 베낀 북한 가짜약 中서 유통… “고려약 신뢰 흔들어”

중국서 안궁우황환·뇌심사향 등 포장까지 똑같은 가짜약 생산·유통… 중국 소비자들 “구분 어려워”

북한 석얌제약공장 안궁우황환 /사진=데일리NK

최근 중국 일부 지역에서 북한의 전통 의약품인 안궁우황환과 안궁사향, 영신환 등의 고려약 모조품이 제조·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형이 북한산 정품과 거의 똑같아 중국 소비자들이 진위를 식별하기 어렵다는 전언이다. 

24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은 “최근 중국 일부 지역에서 조선(북한)약을 모조한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며 “조선에서 생산된 제품보다 가격이 더 저렴해 판매가 잘 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와 지린성 창바이, 연변 등에서 안궁우황, 안궁사향, 뇌심사향, 영신환 등 북한산 고려약을 모조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내에서 북한 고려약에 대한 신뢰성이 하락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북한 가짜약들은 포장과 상표에 ‘보통강밀림제약공장’, ‘광명제약소’, ‘백두산제약공장’, ‘조선만경석암무역회사’ 등 실제 북한 제약공장 명칭과 검사 도장까지 그대로 찍혀 있어 외형만 놓고 보면 정품과 구별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실제로 복용해 보면 맛과 향에서 차이가 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시중에 정품과 외형이 똑같은 제품이 값싸게 나오자 일부 중국인들이 이를 사서 복용하고 있다”며 “이전에 북한약을 먹어본 사람들은 맛과 향이 다르다는 점을 느끼고 이상함을 감지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다만 북한에서 직접 고려약을 들여와 판매하는 상인들이 “현재 가짜약이 유통되고 있고, 싼 제품에는 이유가 있으니 잘 살펴보고 구매하라”는 글을 온라인에 게재하면서 가격이 저렴한 북한약 대부분은 모조품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랴오닝성 선양시에 사는 60대의 중국인 A씨는 뇌심사향을 이전에는 상점에서 한 통에 220위안(한화 약 4만 6200원)에 구매했으나 지난달 인터넷으로 같은 제품을 199위안(한화 약 4만 1800원)에 구매했다. 

싼 값에 뇌심사향을 구매한 A씨는 예전에 먹던 제품보다 맛이 더 달고 사향 특유의 향이 약함을 느꼈다고 한다.

A씨는 “그동안 지린 지역에 사는 친척을 통해 뇌심사향을 구매해 복용해 왔고, 면역력 강화와 혈액순환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자주 먹어 왔다”며 “가격이 저렴해 구매했지만 인터넷에서 북한 고려약 모조품이 판매되고 있다는 정보를 보고 즉시 복용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결국 가짜 고려약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지만 품질에서 차이가 드러나면서 중국 소비자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중국인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얼마나 똑같은지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기 어렵다”, “북한 약을 돈 주고 사 먹기가 무섭다”, “정확히 믿을 만한 사람에게서만 사야 한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가짜약이 제조·유통되면서 중국 소비자들에게 북한 고려약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북한 가짜약을 누가 어디서 생산하고 유통하는지 그 경로를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소식통은 “겨울이 되면 다른 계절에 비해 중국에서 고려약 수요가 늘어나는데, 이를 노린 중국 업자들이 조금이라도 수익을 내기 위해 가짜약을 만들어서 파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이런 가짜약을 만드는 사람들이 북한에서 실제 약을 들여와 되파는 유통 관계자들 중 일부일 것이라는 의심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