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번지르르 실속은 ‘0’…텅 비어 있는 北 농촌 상업시설들

파는 물건도 없고 이용객도 없어 운영 제대로 안 돼…주민들 “실속 없이 선전만 요란하다” 비판

북한 평안남도 농촌 지역의 한 상점. /사진=데일리NK

북한이 농촌 지역에 살림집과 상업·복지 시설 등을 건설하며 ‘농촌이 사회주의 이상촌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농촌에 새로 지어진 시설들은 제대로 운영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4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농촌진흥을 목적으로 각 지방에 상점·목욕탕·이발소·도서관·진료소 등 상업·복지시설들을 건설하고 있지만 인구가 적은 군(郡)이나 리(理) 지역에는 이용객이 없어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다.

실례로 대관군 답풍리에 들어선 상점은 건설된 지 2년이 다 돼가는데, 지난달 상점에서 이례적으로 김장용 소금과 젓갈을 판매하면서 이곳을 처음 방문해 본 주민들이 적지 않았다.

해당 상점은 번듯하게 지어졌으나 내부에 지방공업공장에서 생산된 비누 등 몇 가지 제품만 놓여 있을 뿐 진열대 대부분이 텅 비어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 속에서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물건도 없는데 기존 상점을 허물고 다시 지을 필요가 있었나”, “국정가격으로 물건을 눅게(싸게) 살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상점에 갈 이유가 없다”라는 등의 말이 나왔다.

최근 이 상점에서 김장용 소금과 젓갈 판매가 이뤄지면서 그나마 주민들이 찾게 된 것이지, 평상시에는 찾을 일이 없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거주 인구가 적은 농촌 지역일수록 이런 문제들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상업시설을 관리하는 인민위원회 상업 부서에서는 일종의 임대료를 받고 개인이 상점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이용객이 워낙 적어 돈을 내고 상점을 운영하려는 개인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농촌의 상업시설들은 ▲유동 인구 부족 ▲수익 저조 ▲지방공업공장 제품에 대한 주민 선호도 저하 ▲공급 물자가 풀리는 특정 시점에만 일시적 수요 발생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지속적인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달 답풍리 상점에서 김장용 소금과 젓갈을 판매한 것도 약 일주일간 일시적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그 이후로 상점을 찾는 주민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은 농촌 지역에 새롭게 들어선 상업·복지시설에 대해 “상점이나 진료소 같은 건물을 현대적으로 꾸며 놨다고 하지만 실속 없이 선전만 요란하다”, “겉모습만 화려하고 속은 비어 있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라는 등의 비판을 내놓고 있다.

소식통은 “국가에서는 농촌이 현대적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선전하나 이를 체감하는 주민들은 없다”며 “오히려 이런 시설을 지을 때 건설 비용도 내야하고 실제 노력(인력) 동원에도 나가야 하니 차라리 짓지 않는 게 낫다는 의견이 더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