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외 파견 노동자 선발 기준 강화…미혼·무자녀 ‘제외’ 의도는?

생계 위해 파견 기회 기다려 온 이들 절망…가족 인질 삼아 탈북 원천 봉쇄하려는 것이란 말 나와

2019년 2월 중국 랴오닝성 단둥세관 안에 모여 있는 북한 여성들. /사진=데일리NK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내년도 중국에 파견될 노동자 선발 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미혼자나 자녀가 없는 기혼자들은 선발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지금 혜산에서는 중국에 파견될 노동자 모집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과거와 달리 미혼자나 자녀가 없는 기혼자는 모두 모집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며 “실제로 중국 파견 대상자 명단에 오르는 이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결혼해 자녀를 둔 주민들”이라고 전했다.

과거에는 출신 성분이나 사상 상태 정도가 해외 파견 대상자 선발의 필수 조건이었으나 이제는 여기에 결혼 여부와 자녀 유무까지 조건으로 추가되면서 선발 기준이 한층 강화됐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이 때문에 생계를 위해 해외 파견을 희망하던 미혼자나 자녀가 없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요즘 생활이 너무 어렵다 보니 외국에 나가서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올해 봄까지만 해도 결혼 여부, 자녀 유무와 관계없이 중국에 파견된 사례가 있었으나 이번에는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하고 자녀도 있어야만 한다고 하니 그동안 기회를 기다려온 주민들이 실망과 허탈감을 토로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해외 파견 노동자들을 외화 획득의 핵심 수단으로 간주해 왔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외부 세계와의 직접적인 접촉에 따른 노동자들의 사상 이반이나 탈북 가능성 등을 우려해 왔다.

이에 북한 당국은 철저한 사상 검증과 신원 조회를 통과한 주민들만을 해외에 파견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체제 이탈이 끊이지 않으면서 선발 기준을 한층 더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주민들은 ‘가족을 인질로 삼겠다는 것 아니겠나’라는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소식통은 “코로나 이후로 국내에서는 국경을 넘는 것이 어려워졌는데 외국에서는 파견 노동자들의 탈출 사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국가가 파견 노동자들의 탈출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결혼 여부와 자녀 유무를 선발 기준에 포함시킨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기간에 국경을 통한 탈출을 막는 데 성공한 국가가 이제는 외국에서의 탈출까지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 가장 약한 고리인 가족을 ‘인질’로 활용하는 방식을 쓰고 있는 셈”이라며 “생계 대안으로 여겨지던 외국 파견이 더 어려워지면서 젊은이들의 절망감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