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 브로커들 단속 피하려 ‘방문 판매원’으로 위장해 활동

돈벌이 위해 갖가지 방법 동원…최근엔 물건 팔러 돌아다니는 사람인 것처럼 해서 의심 누그러뜨려

/그래픽=데일리NK

국경 지역의 송금 브로커들이 당국의 단속을 피하려 ‘방문 판매원’으로 위장해 은밀히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 일대에서 단속원들과 브로커들 간의 숨 막히는 숨바꼭질이 그야말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28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회령시 보위부는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들을 색출하기 위한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휴대전화를 이용해 외부와 송금 거래를 해오던 브로커들이 단속을 피하려 방문 판매원으로 위장하는 등 다양한 수법을 쓰고 있다.

북한 당국은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외부와 연락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내부 정보가 유출되거나 외부 정보가 유입되는 것을 체제 유지에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꾸준히 단속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여전히 국경 지역에는 당국이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중국 휴대전화로 송금, 밀수 등의 행위를 하며 돈벌이하는 주민들이 있다.

다만 단속 위험이 크고 걸리면 간첩 혐의로 교화소나 정치범수용소에 보내지거나 심지어는 사형에 처해지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들은 단속을 피해 돈벌이를 지속하기 위한 갖가지 방법을 고안해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송금 브로커들이 방문 판매원으로 가장해 활동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상인인 것처럼 해서 감시를 피해 탈북민 가족들에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송금 브로커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바로 탈북민 가족들인데, 이들이 사는 동네에 송금 브로커로 보이는 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즉시 보위원에게 신고될 정도로 감시가 심하다”면서 “하지만 돌아다니며 물건을 팔러 다니는 사람들은 대체로 신고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송금 브로커들이 바로 이 점을 이용해 활동을 이어간다”고 했다.

이런 움직임은 양강도 국경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 시내 중심에 사는 주민들은 감시 강화 지시가 내려와도 귀찮아하거나 대충 넘기는 경우가 많아서 송금 브로커들이 어느 정도 눈치껏 움직일 수 있지만, 외곽 지역은 낯선 사람이 보이면 바로 보위원에게 신고할 정도로 분위기가 전혀 달라 장사꾼으로 위장하지 않으면 활동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송금 브로커들은 사탕, 속옷 등 외곽 지역 주민들이 필요로 할 만한 물건을 챙겨 가지고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판매하거나 물물교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을 방문 판매원으로 인식시켜 현지 주민들의 의심을 누그러뜨리려는 일종의 물밑 작업인 셈이다.

소식통은 “단속이 강화되면서 한동안 활동을 중단했던 송금 브로커들이 새로운 방법으로 활동에 나서고 있다”며 “머잖아 보위부가 이런 수법도 눈치채게 되겠지만 그게 무섭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벌어둔 것을 까먹기만 하니 송금 브로커들이 일단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어떻게든 돈벌이하려 하는 형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