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활동하는 北 무역일꾼들, 가상화폐 판매에도 나선다

해외 투자에 관심 있는 중국인 사업가들과 거래…외화 확보하고 대북 투자 유치까지 '일석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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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무역일꾼들이 중국인들에게 가상화폐를 불법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북한은 거액의 외화 소득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5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무역일꾼들은 중국인 사업가들에게 접근해 한 번에 4~5만 위안(한화 약 820~103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판매하고 있다.

북한 무역일꾼들은 중국인 사업가들이 가상화폐를 구매하겠다고 의사를 밝히면 VPN(Virtual Private Network, 가상사설망)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빗(Bybit)에 접속해 P2P(개인 간 거래) 방식으로 보유하고 있는 가상화폐를 팔아넘기고 있다.

대부분의 중국인 사업가는 가상화폐 구매 비용과 수수료를 그 자리에서 현금으로 북한 무역일꾼들에게 지불하고 있다. 은행 송금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현찰로 외화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북한 무역일꾼들 입장에서 손해 볼 게 없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특히 북한 무역일꾼들은 건당 20%의 수수료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북한 무역일꾼이 5만 위안어치의 가상화폐를 중국인 사업가에게 팔아넘긴다면, 수수료로 1만 위안(한화 약 206만 원)의 수익을 얻게 되는 셈이다.

공식 가상화폐거래소를 통한 거래보다 수수료가 훨씬 비싸지만 그럼에도 북한 무역일꾼이 판매하는 가상화폐를 구매하려는 중국인 사업가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특히 유럽이나 동남아 등 해외 투자를 원하는 중국인 사업가들이 북한 무역일꾼을 통한 가상화폐 구매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들이 다른 나라의 부동산을 구매하거나 외국 기업에 투자하는 등의 목적으로 외화를 해외로 송금하려면 당국의 통제를 받을뿐더러 그 절차도 상당히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는 당국의 검열에서도 자유롭고, 송금 한도에도 제한이 없으며, 달러로도 환전할 수 있어 해외 투자를 원하는 중국인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더욱이 유럽이나 동남아 등지에서 가상화폐 결제를 받아 주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해외 투자에 관심 있는 중국인 사업가들은 북한 무역일꾼들과 직접적인 인맥이 없더라도 가상화폐를 판매하는 사람을 수소문해 거래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 무역일꾼들도 가상화폐 거래를 통해 해외 투자에 적극적이고 적지 않은 자산을 보유한 중국인 사업가와 안면을 트고, 이들에게 대북(對北) 투자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상화폐 거래를 통해 외화 수익도 내면서 새로운 중국인 투자자를 발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중국인 사업가들에게 가상화폐를 판매하는 북한 무역일꾼들은 대체로 정찰정보총국이나 국방성 산하의 대형 무역회사 소속인 것으로 파악된다.

가상화폐 탈취 등 불법적인 활동을 벌이는 IT 조직을 둔 권력 기관이 산하의 무역회사 일꾼들을 통해 가상화폐까지 판매하면서 직접적인 외화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무역대표들이 많지만 아무나 가상화폐를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찰정보총국이나 국방성 같은 권력을 끼고 있는 대형 무역회사 소속 무역대표들이나 가상화폐를 판매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