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목 보호 작업에 열성인 산림감독원들…가족들까지 죄다 동원

10년여 산림 조성 사업 성과 드러나야 하는 시점이라 겨울철 묘목 피해 발생 않도록 방한 작업 등 열심

북한 평안남도 문덕군 산림경영소.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화면캡처

북한 전국 각지의 산림감독원들이 겨울을 앞두고 봄에 심은 나무와 묘목장의 묘목을 보호하기 위한 작업에 가족들까지 동원해가며 열과 성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전국산림과학기술성과 전시회 및 발표회 이후로 산림감독원들의 움직임이 더욱 바빠졌다”며 “운산군에서는 북진노동자구가 모범으로 내세워지고 담당 산림감독원이 표창까지 받으면서 이 지역 산림감독원들이 더 주목을 받고 비교 대상도 되고 있는데, 이런 이유에서인지 최근에는 가족까지 내세워 묘목 보호 작업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운산군 산림감독원들은 이달 초까지 봄철에 심은 묘목의 사름률(활착률)을 확인하고 가을철 식수까지 병행하며 뿌리 노출 부위를 흙으로 덮고 약한 묘목마다 지지대를 세우는 작업을 마쳤다. 이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묘목장마다 방풍막을 설치하고 묘목을 볏짚으로 감싸는 방한 작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장기간 추진돼 온 전국가적인 산림복구 사업의 성과가 겉으로 여실히 드러나야 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산림감독원들이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겨울철에 묘목 피해가 발생하면 단순 비판을 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사상적인 문제로 엄하게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가장 큰 요인이라는 얘기다.

소식통은 “산림복구 사업은 십여 년이나 끌어온 사업이다 보니 이제는 도저히 돌려막기가 안 된다”며 “나무를 어디서 급히 가져와 채워 넣을 수도 없고, 뭐 다른 것들처럼 대체품을 동원해 대체 하는 것도 불가능해 산림감독원들이 가장 발등에 불 떨어진 사람들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태이다 보니 성과가 눈에 바로 보이지 않으면 책임이 그대로 드러나 불려 다닐 일도 많고, 그래서인지 유독 올해는 산림감독원 본인은 물론 그 가족들까지 일손을 보태는 장면이 주민들에게 자주 목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주민들 사이에서는 “평소에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만큼 조용한 게 산림감독원인데 요즘은 저렇게나 많았나 싶을 정도다”, “산림감독원들 꽁지에 불이 났나 보다”라는 우스갯말까지 나돌고 있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주민들은 가족들까지 동원해 가며 열심을 보이는 산림감독원들의 모습에 “책임 추궁이 더 세졌기 때문 아니겠냐”라거나 “산림 조성이 총비서 동지(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원대한 구상이라 저렇게라도 열과 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예전엔 산림감독원들이 땔감 마련이나 약초·열매 딸 때쯤 얼굴 내밀던 사람들이었는데, 요즘은 삽자루 쥐고 볏단 안고 산을 뛰어다니는 걸 보니 그래도 뭔가 하긴 하느라 참 애쓴다”며 긍정적으로 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국가적인 산림복구 사업으로 힘들게 일궈놓은 밭을 못 쓰게 돼 생계에 지장이 생긴 주민들과 당장 땔감 마련이 급한 주민들은 “이렇게 열심히 산림을 조성해 봤자 우리에게 돌아올 게 뭐가 있겠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